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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경기침체 엎친 데 장마 덮쳐…우울증 '경고음'

등록 2022.06.26 06:30:00수정 2022.06.26 1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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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에 경기침체 증시바닥도 몰라

흐린 날 지속되는 장마철도 본격 시작

우울증 일상 속으로 파고들 위험 커져

장마철 우울증 폭식·잠 늘어나는 특성

"규칙적인 생활습관·적절한 활동 중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사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2.06.2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사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2.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물가는 치솟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데 증시도 바닥을 알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흐린 날이 지속되는 장마까지 상륙하면서 우울증이 일상을 파고들 위험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적절한 신체활동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3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내주 초 다시 북상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장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비가 자주 내리고 흐린 날이 많은 장마철에는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마철 우울증은 일조량의 부족으로 호르몬의 분비량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뇌 속에서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거나 진정 효과를 불러 일으켜 기분이 가라앉거나 잠이 쏟아질 수 있다. 멜라토닌이 과다 분비되면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 햇빛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든다.

장마철 우울증의 특징은 폭식을 하게 되고 자꾸 잠을 자고 싶어진다는 점이다. 보통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이 생기는 일반 우울증과 다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이나 관절통, 위경련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산, 갱년기 등으로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여성에게 발병할 확률이 더 높다.

장마철 우울증을 이겨내거나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일부로라도 몸을 움직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손보경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 시간 가벼운 스트레칭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잠시라도 해가 나면 산책을 해 햇빛을 많이 쬐고 집안의 습도를 관리해 불쾌지수를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별것 아닌 일로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기 전 과도한 카페인이나 술과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우울증을 술로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잠시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술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우울해진다. 또 술을 다시 마시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더 우울해지게 되고 결국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장마철 우울증은 대부분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적인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 교수는 "계절성 우울증에도 빛을 이용한 광치료가 적용될 수 있다"면서 "일주기 리듬(생체 리듬)의 변화를 조절해 우울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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