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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해일 "40대에 하는 멜로 연기가 더 재밌어요"

등록 2022.06.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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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신작 '헤어질 결심' 형사 '해준' 역

정갈하고 예의바른 독특한 형사 캐릭터

박해일 20~40대 나이마다 다른 로맨스

"박찬욱·탕웨이 있어서 이 영화 출연해"

[인터뷰]박해일 "40대에 하는 멜로 연기가 더 재밌어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박해일(45)의 필모그래피는 로맨스 영화와 로맨스가 아닌 영화로 구분된다. 아닌 게 아니라 '국화꽃 향기'(2003) '연애의 목적'(2005) '은교'(2012) '덕혜옹주'(2016) 등 그가 출연한 로맨스 영화는 곧 그의 대표작이었다. 그가 좋은 배우가 아니었던 적은 없지만, 그는 로맨스 영화에 나올 때 더 뛰어난 배우였다. 그렇게 박해일은 각기 다른 사랑 영화에 출연하며 20대와 30대를 지나왔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40대 첫 멜로 영화로 돌아왔다.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이다.

'헤어질 결심'의 '해준'을 보고 있으면 이 역할에 적합한 배우는 박해일 외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단정하고 깨끗하며 정중한 이 캐릭터는 맑고 꼿꼿한 인상의 박해일과 꽤나 닮아 있다. 실제로 박 감독은 해준을 박해일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박해일은 대체 불가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미지가 딱 맞아떨어지는 역할이기도 하지만 박해일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가 이 영화, 이 캐릭터에 정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 '헤어질 결심'은 그의 40대 대표작이 될 게 분명하다. 최근 박해일을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멜로 연기를 하는 기분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나이가 드니까 상대 배우를 받아들이는 품이 달라진 것 같아요. 품이 더 커졌달까요. 물론 20대 때도, 30대 때도 전 멜로 영화를 하게 되면 그 작품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멜로 연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더 재밌어요. 제 나이에 딱 맞는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인터뷰]박해일 "40대에 하는 멜로 연기가 더 재밌어요"


'헤어질 결심'의 해준은 앞서 나온 한국영화에선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다. 이렇게 예민하고 이렇게 예의 바른 남성 캐릭터는 없지 않았나. 게다가 해준은 형사다. 부스스한 머리와 까칠한 얼굴, 아무렇게나 자란 수염과 후줄근한 옷차림이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지는 한국영화의 형사들과 달리 해준의 머리는 정갈하게 빗어넘겨서 깔끔하고, 청결하고 위생적이며, 언제나 슈트를 입고 있다. 그런 해준은 그의 다른 외모처럼 이전에 한국 로맨스 영화가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며 나아간다.

박해일에게는 이 영화를 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하나는 박찬욱 감독 작품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새로운 형사 캐릭터라는 점, 마지막 하나는 상대 배우가 탕웨이라는 것. "이전의 감독님 작품과 결이 달라서 더 좋았어요. 듣도 보도 못한 형사 캐릭터라서 호기심이 생겼고요. 그리고 제가 상대 배우로 만날 거라고 생각도 못 해본 탕웨이 배우와 함께하는 것도 좋았어요." 그렇게 박해일은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헤어질 결심'을 하기로 했다.

박해일에게 이 영화는 2019년 '나랏말싸미' 이후 3년 만에 복귀작이라는 데 의미가 있기도 하다. 그는 데뷔 이후 1년에 한 편 씩 영화를 찍고 내놨다. 그게 그의 일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 주기는 깨지고 말았다. 그는 "참 난감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그가 찍은 영화는 '헤어질 결심'과 '행복의 나라로' 그리고 '한산:용의 출현'이다. 일단 3년 간 3편을 찍기는 했다. 이제 개봉만 기다리는 중이다. '헤어질 결심'은 이 3편 중 가장 늦게 작업한 영화였다. "다시 관객을 만나는 게 마치 다시 살아 숨 쉬게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간절한 표현을 쓸 정도로 좋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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