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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트럭 참사 희생자 50명으로 증가…끊이지 않는 밀입국 비극

등록 2022.06.29 10: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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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트럭 안에 물·에어콘 없어 피해 키워

불법 이민자 유입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

계속되는 밀입국 참사…익사·탈진·차량에 치어 사망

[샌안토니오=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트럭에서 시신 46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2.06.28

[샌안토니오=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트럭에서 시신 46구가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2.06.2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도로에 세워진 트럭에서 27일 발견된 이민자 시신이 50구로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럭에서 생존한 20여 명의 이민자들은 탈진과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미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와 관련해 최악의 사망 사건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올해 남부 국경을 넘으려는 멕시코와 중남미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의 수가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사건의 전말

샌안토니오의 트럭에 갇혀있던 이민자들은 폭염에도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한다. 버려진 트럭 안에 있었던 생존자들은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 지역 노동자가 트럭을 발견하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찰스 후드 샌안토니오 소방국장은 미성년자 4명을 포함해 16명이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드 소방국장은 트럭에 물은 없었고 에어컨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당국은 트럭이 발견된 후 3명이 연행됐다고 밝혔지만 이들의 신원이나 혐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현재 미 연방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론 니렌버그 샌안토니오 시장은 "인류의 끔찍한 비극"이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샌안토니오는 텍사스의 대도시 중 국경 지역에서 가장 가깝다. 불법 이민자들은 국경 순찰대의 검문을 피하기 위해 트럭에 몸을 숨기고 이후 미국 각지로 흩어진다.

이 사고의 사망자 중 22명은 멕시코인들이라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말했다. 사망자 중 7명은 콰테말라인, 2명은 온두라스인이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샌안토니오=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멕시코 이민자 집단 사망 현장 인근에서 두 여성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앞선 27일 이곳에 버려진 트레일러 안에서 멕시코 이민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시신 50구가 발견됐다. 2022.06.29.

[샌안토니오=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멕시코 이민자 집단 사망 현장 인근에서 두 여성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앞선 27일 이곳에 버려진 트레일러 안에서 멕시코 이민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시신 50구가 발견됐다. 2022.06.29.

미-멕시코 국경 상황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불법 이민자 유입은 2020년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후 남부 국경을 넘어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 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이 문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오는 7월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민 문제가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으로 미국으로 건너오려는 이민자들은 종종 밀수업자들을 이용하는 데 이들은 개인당 수천달러의 비용을 청구한다. 과테말라를 떠나 미국에 입국하려는 자들은 대부분 멕시코 남부의 밀수업자들과 연결돼 있다.

끊이지 않는 美 밀입국 참사

미국 관리들은 이번 사건이 밀입국과 관련된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저인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미에서 온 이민자들이 탑승한 트럭이 멕시코 남부의 보행자 다리와 충돌해 55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멕시코 당국은 트럭을 타고 미 국경을 넘으려던 이민자 650명을 구금하기도 했다.

이민자들은 국경장벽을 기어올라 통과하거나, 헤엄쳐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가는 등 점점 더 위험한 방법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쿠바나 아이티 같은 카리브해 국가들은 뗏목을 타고 플로리다로 넘어오기도 한다.

애리조나 투손 피마 카운티 검사관은 정부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지난해 10월부터 소노란 사막에서 110구의 이민자 유해를 발견했다고 당국에 보고했다. 국경순찰대 요원들은 지난 10월 이후 익사하거나, 탈진 또는 차량에 치어 사망한 불법 이민자가 37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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