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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하자 괴롭힘 심해져"…트랜스젠더 여성 감형 요구에 英법원 거절

등록 2022.07.01 18:14:29수정 2022.07.01 18: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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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도중 男→女 성전환한 수감자

"심한 성적·신체적 폭행"주장하며 감형 요구

여성전용교도소로 옮기자는 법원 제안 거절

법원 "미성년자 성범죄엔 중형 필요" 거절

[서울=뉴시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빅토리아 항소법원.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자료사진) 2022.07.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빅토리아 항소법원.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자료사진) 2022.07.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교도소 수감 도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재소자가 자신이 여성이 된 후 교도소 내에서 폭언과 폭력이 심해졌다며 법원에 감형을 신청했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2016년 성범죄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이던 트랜스젠더 새넌 패커드(가명)는 수술 후 여성이 된 뒤 일어나는 폭력을 견딜 수 없다며 빅토리아 항소법원에 감형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2016년 3월 새넌은 12살 의붓딸을 근친상간한 것과 아동 포르노를 소지한 혐의로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 들어갈 당시 그는 스스로를 남자라고 소개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 불안증(자기가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2018년 섀넌은 성전환을 거치고 이듬해 호르몬 치료까지 시작하면서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그는 여성 전용 교도소로 옮기자는 법원의 제안은 거절했다.

그리고 섀넌은 자신이 여성이 된 후 동료 수감자들에게 성적·신체적 폭행을 포함해 심한 욕설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눈에 멍이 들고 이빨에 금이 가며 뇌진탕에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남자 교도관이 몸수색을 할 때 자신의 가슴 위에 두 손을 올려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수감자들이 나를 스토킹하거나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근 공소를 준비하며 교도소 당국에 정보를 제출한 이후 폭력이 더 심해졌다"고도 주장했다. 

6월 30일 빅토리아 항소법원에서 열린 판결에서 크리스틴 워커와 에밀리오스 카이루 판사는 "섀넌의 주장을 정리하면 그가 여성으로 살기 시작한 이후 매일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현상)와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는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여성 교도소로 옮기자는 법원의 제의를 거절한 것은 본인"이라며 "섀넌에게 일어난 폭행 사건의 일부는 그의 성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도소 내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별에 따라 성적·신체적 폭행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새넌의 감형 요구를 거절했다.

판사는 "섀넌의 범행은 미성년자 성범죄로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강한 형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0년 4개월 28일의 선고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섀넌은 2023년 1월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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