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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떠나는 고승범 위원장 "부채와의 전쟁 치열하게 치렀다"

등록 2022.07.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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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상자산 제도화 첫 발 등 성과로 꼽아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갓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03.3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03.31. [email protected]

'가계부채 저승사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5일 이임식을 끝으로 37년 5개월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는 느낌"이라는 소회를 전하며 약 11개월 간의 임기를 마쳤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한 그동안의 시간이 짧다면 짧은 기간으로 빠르게 지나갔지만, 저에게는 꽤나 오랜 시간이었던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재임 기간 동안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적으로 잡은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다. 고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 초는 가계부채 규모가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르는 시기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워 머뭇거릴 여유가 전혀 없었던 시기였다.

그는 "지난해 여름 당시의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가계부채 급증 차단 등을 통한 '금융안정 도모'임을 위원장으로 지명받았을 때부터 명확히 했다"며 "그리고 8월 말 취임 당시 많이 고민했다. '부채 관리'가 일반 국민들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취임 당시를 되돌아 봤다.

이어 "하지만 당장의 불편함이 가중되더라도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며 "취임사를 통해 이러한 생각을 천명한 이후, 금융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위험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고 위원장의 취임 당시 9.5%에 달했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최근 3%대로 하락하는 등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고 위원장은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운데 미 연준은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을 추진 중이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적으로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금융위가 일정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부채관리 외에도 가상자산 제도화의 물꼬를 틀었다는 점도 고 위원장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추석연휴 직후로 예정돼 있었던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이 시장혼란 없이 마무리돼 가상자산 제도화가 무난하게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 문제도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또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의 정립,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은행·증권·보험·여전 등 금융산업별 새로운 발전방향 모색, 사업재편·혁신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지원도 재임기간 중 꾸준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고 위원장은 "이 자리에 서니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했던 날들 뿐만 아니라, 지난 37년 5개월간 몸 담았던 저의 공직생활 전체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떠오른다"며 "특히 지난 2년여 동안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며 그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과도한 부채 문제와 씨름했는데,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 과정은 지극히 어렵고 힘든 고됨의 연속이었지만 금융위 직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여러 현안에 대한 대처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정들었던 금융위를 떠나는 이 순간 제일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사랑하는 여러분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감사와 아쉬움을 함께 전했다.

그는 "금융위 직원 여러분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라며 "현재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새로 오는 위원장과 함께 소명을 흔들림 없이 다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여러분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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