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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정부가 움직이지 못하면 모를까, 사임 안 해"

등록 2022.07.06 21:55:02수정 2022.07.07 0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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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6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하원 주간 총리질의응답 의정에 참석해 답하고있다. 뒤 왼쪽에 도미니크 랍 부총리, 오른쪽에 반나절 전에 새로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나딤 자하위 의원이 앉아있다

[AP/뉴시스] 6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하원 주간 총리질의응답 의정에 참석해 답하고있다. 뒤 왼쪽에 도미니크 랍 부총리, 오른쪽에 반나절 전에 새로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나딤 자하위 의원이 앉아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같은 보수당 내의 사퇴 압력이 갈수록 커져 최대 위기에 놓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6일(수)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존슨 총리는 매주 수요일마다 정오부터 진행되는 하원의 총리질의응답(PMQ)에 이날 참석해 제일 야당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동료 의원들로부터 사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정부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총리직을 수행할 의지를 명백히 나타냈다.

언론인 및 저술가 출신으로 입담이 좋은 존슨 총리는 이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총리의 '직무'는 막중한 전권을 위임받았던 만큼 (중도하자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존슨 총리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면서 돌연 사임하고 일반 의원(백벤치)으로 돌아갔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바로 옆에 나란히 관저가 있는 수낙 재무장관은 지난해 말까지 존슨 후계자로 지목되었으며 자비드 보건장관은 수낙 직전의 재무장관이었고 2019년 7월 테레사 메이 후임총리 경선 때 존슨과 경쟁했던 중진 중 중진이다.

두 장관은 존슨 총리가 음주 상태서 성적 비리를 저지른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도 크리스 핀처 의원을 원내부총무에 임명했으며 문제가 되자 비리 인지 사실을 몰랐다고 거짓말하고 또 은페하려는 혐의를 지적하고 있다.

존슨은 총리가 된 지 반년 만인 2019년 12월 조기총선의 모험을 결행해 47석을 보태는 대업적을 세웠다. 635석 중 과반선보다 46석 많은 365석을 차지하면서 노동당과 격차를 무려 162석이나 벌린 것이다. 이로 해서 존슨은 동료 보수당 의원으로부터 깊은 신망을 얻었으나 곧 여러 결함이 드러나 신망과 신뢰를 상실해갔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창궐로 엄격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 2020년 초 1차 록다운 때 측근들과 술잔치을 벌일 사실이 폭로돼 총리로서는 사상 최초로 벌금형을 받았다.

이 '파티게이트' 스캔들로 보수당의 일반 백벤치 의원 60명이 연명해 존슨에 대한 당대표(총리직) 불신임 투표를 촉발시켰다. 한 달 전인 6월6일 하원 보수당의원 투표에서 불신임 148표 및 신임 211표로 존슨은 어렵게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34명만 마음을 바꿔 불신임 표를 던졌으면 존슨은 그대로 물러나야 했었다. 

불신임 율 41%는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의원내각제이라 하원의원 350명 중 130명 정도가 행정부의 장관, 부장관, 차관 및 부처의 고위 자문관 역에 임명된다. 물론 총리가 임명하는 것이다.

한 달 전 211명의 신임표 중 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된 130명을 제외하면 일반의원 중 80명 정도만 존슨을 신임했다고 할 수 있다.

130명의 고위직 임명 하원의원 중 25명 정도가 총리와 주간 내각회의를 함께하는 캐비넷(내각) 측근들로 PMQ 때 프런트 벤치에 앉는다. 이 중 재무장관이 바로 총리 옆에 앉는데 재무장관이 총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장관직을 사퇴해버린 것이다.

보수당 하원의원들이 존슨 총리에 반기를 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존슨를 총리와 당대표로 해서 선거를 치르면 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정기 총선은 2024년 12월로 많이 남아있지만 10%를 넘어선 인플레 등 어느 때라도 정부해산과 조기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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