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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판막 2번 수술 후 재수술 힘든 80대, 타비시술 첫 성공

등록 2022.07.07 11:21:22수정 2022.07.07 11: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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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팀

기존 판막 골절 후 큰 타비판막 삽입해 성공

[서울=뉴시스]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병원장 장기육 교수) 타비팀이 판막주위 누출과 대동맥 인공판막 기능부전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타비(TAVI) 시술로 치료했다. 장 교수가 퇴원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시술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2.07.07

[서울=뉴시스]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병원장 장기육 교수) 타비팀이 판막주위 누출과 대동맥 인공판막 기능부전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타비(TAVI) 시술로 치료했다. 장 교수가 퇴원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시술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2.07.0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두 번의 수술로 심장인공판막을 교체하고도 심한 판막 주위 누출과 대동맥 인공심장판막 기능부전이 발생한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가슴을 열지 않고 경동맥에 도관을 삽입해 장착된 인공판막을 펴서 고정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술(TAVI)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팀은 기존 수술로 인공판막 삽입 후 판막 주위 누출과 판막부전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삽입된 판막을 골절 시킨 후 보다 큰 타비판막을 삽입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고 7일 밝혔다.

김모(82)씨는 2012년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받은 후 2017년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해 기존 판막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또 한  번의 심장 수술을 받았다.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인한 판막 주위 부적절한 섬유조직의 성장과 봉합사 소실 등으로 판막 주위 누출이 점차 심해져 이듬해 3월에는 누워 있기도 힘들 정도로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당시 혈관 플러그를 넣어 새는 부분을 막았고 김씨는 몇 년 간 안정적으로 지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호흡곤란이 심해져 심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또 다시 플러그 옆 판막 주변이 벌어지면서 심한 누출이 생겨 이 부위로 대동맥에서 좌심실로 중증 역류가 발생하는 대동맥 인공판막부전이 확인됐다.

장 교수와 타비팀은 흉부외과 교수들과 상의 후 환자가 고령인 데다 이미 두 차례 가슴을 열고 심장 수술을 받아 수술을 통한 교정은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타비 시술 계획을 세웠다.

의료진은 지난달 30일 기존 수술용 판막을 풍선으로 골절시킨 후 직경이 이전 수술용 판막보다 조금 더 큰 타비판막을 허벅지 동맥을 통해 삽입하고, 기존 판막부위에 위치시킨 후 풍선을 사용해 새로운 판막을 자리 잡게 했다. 환자는 시술 후 6일 만인 지난 6일 “숨 쉬기가 편해졌다”며 고마워했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장 교수는 “수명이 15년 정도인 심장 인공판막이 노화됐지만 수술 치료가 어려울 때 타비 시술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최근 중증 대동맥판막 질환자는 고령이고 수술 이력이 있는 경우도 많아 개인별 맞춤 심장혈관 치료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균 수명 증가로 심장판막 질환도 증가했지만 아직 많은 환자가 오랫동안 고생하다 증세가 심해지면 병원을 찾는다"면서 "70세 이상인데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고, 숨이 차서 똑바로 누워 자기 힘들거나, 가슴 통증 등이 있는데도 협심증이 아니라면 심장초음파 검사와 함께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막은 혈액이 심장의 각 방을 지날 때마다 열리고 닫히면서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도와준다. 쓰면 쓸수록 닳아 얇아지면서 찢어질 수 있다. 75세 이상 노인의 3~4%가 심장판막 질환자다. 이 중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노화된 대동맥판막으로 인해 판막이 좁아져 혈액 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고 급사 위험이 높다.

타비시술은 고령이나 수술 위험성이 높은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가슴을 열지 않고 대동맥판막을 삽입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다. 허벅지 동맥혈관을 통해 심장판막에 도달한 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 기존 판막을 대체할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고정한다. 심뇌혈관 중재시술 중 최고 난이도 시술로 시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짧고 통증이 적다.

순환기내과를 중심으로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의 숙련된 의료진으로 구성된 서울성모병원 타비팀은 2012년 첫 타비시술을 시행한 이래 현재까지 750례(연간 100례 이상)를 시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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