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폰' 폰원, 아이폰 옷 입은 갤럭시?…"LED도 재밌네"
낫싱 신작 '폰원' 써보니…전면 모습 아이폰 프로와 흡사
핵심은 '후면 LED'…발신자별 패턴 설정·충전량 표시 등 유용
'낫싱 OS', 갤럭시와 비슷…역충전 기능 등도 합격점
해외직구·A/S 문제 등은 약점…삼성·애플 사이 생존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영국 스타트업 낫싱의 첫 스마트폰 '폰원(phone(1))'. 폰원의 가장 큰 특징인 후면부 '글리프 글라스'에 LED 조명이 켜져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영국 스타트업 낫싱이 지난달 출시한 첫 스마트폰 '폰원(phone(1))'은 분명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지만 겉모습은 아이폰에 가까웠다. 이미 선두주자들이 즐비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애플처럼 '감성'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완전 투명폰은 아니지만"…'글리프 인터페이스', 디자인·효용성 모두 굿
이같은 후면이 폰원에 '차별점'을 심어줬다. 폰원의 전면부만을 얼핏 보면 노치가 없는 아이폰 프로와 큰 차이가 없다. 모서리 부분이 뭉툭한 직사각형 형태에 알루미늄 소재의 측면 디자인은 여러모로 아이폰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만약 폰원에 투명한 후면이라는 특징이 없었더라면 그저 그런 '아이폰 아류작'으로 남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뉴시스]'폰원'(왼쪽)과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 크기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낫싱은 이같은 폰원의 LED 기능을 십분 활용한 '무음 글리프 모드'를 탑재하기도 했다. 조용히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경우 기기를 뒤집어 놓으면 소리나 진동 없이 글리프 패턴만으로 알림을 울리는 방식이다. 이같은 기능은 사용자가 폰원 만의 차별점인 후면부를 보다 자주 보게 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낫싱 OS', 안드로이드 이용자라면 충분히 적응…부가 기능도 쏠쏠
폰원에 탑재된 낫싱 OS의 특징 중 하나는 낫싱이 자체 개발한 디자인의 비스포크 위젯, 폰트, 효과음 및 월페이퍼다. 이른바 '사이버적'인 느낌이 나는 후면 디자인에 걸맞게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 어울릴 법한 폰트 등이 적용됐다.
낫싱은 폰원의 기능적인 면에 대해 역충전, NFT(대체불가토큰) 컬렉션, 테슬라 등과 연계되는 낫싱 에코시스템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아쉽게도 NFT와 테슬라 전기차 모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역충전 기능만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폰원의 후면에 낫싱 이어원(Ear(1)) 등 액세서리를 올려놓으면 5W 속도의 역충전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같은 기능이 타사 액세서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를 별도 케이스를 착용한 채로 폰원에 올렸음에도 정상적으로 충전이 진행됐다.
[서울=뉴시스]'폰원'의 역충전 기능으로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폰원 위에 갤럭시 버즈 프로를 올려놓자 LED 조명이 충전이 시작됐음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디자인 아닌 기본 성능도 합격점…삼성·애플 제국서 틈새시장 공략될까
폰원의 메모리 성능 등을 검증해보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긱벤치5'를 구동한 결과 싱글코어 점수는 818점, 멀티코어 점수는 2971점으로 책정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 S21 울트라' 등과 유사한 수치다. 비록 전작들이긴 하지만 플래그십 기기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종합적으로 보면 폰원은 다소 정형화돼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랜만에 신선한 느낌을 줬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폰원이 온전히 정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 정식 출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 직구' 방식으로 구매를 해야만 하고, 당연히 제대로 된 AS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399파운드(약 63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결국 폰원 또한 한국을 찾은 수많은 외산폰들과 똑같은 문제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낫싱은 폰원의 흥행 추이에 따라 국내 서비스 확대 여부 및 정식 출시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잠깐의 신선함'만으로는 이들 양사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만 폰원이 그간 한국을 찾았던 수많은 스마트폰과 같은 길을 걸을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글리프 글라스 등의 확실한 매력 포인트로 일부 매니아층에서 '세컨드 폰'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만큼 틈새 시장 공략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스타트업 낫싱의 첫 스마트폰 '폰원(phone(1))'. (사진=낫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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