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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운지구, '초고층 복합개발' 시동…스카이라인 바꾸나

등록 2022.08.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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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세운지구' 초고밀도 복합개발 검토

창덕궁·청계천 누릴 수 있는 4대문 내 입지

오세훈 "세운지구, 싱가포르 마리나원처럼"

"이제야 강북 주민들 호재…빨리 실행해야"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세운청계상가 옆 세운3구역에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08.05.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세운청계상가 옆 세운3구역에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08.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서울시가 세운지구'에 대한 '초고밀도 복합개발 계획'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세운지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반기는 모습이다.

지난 5일 기자가 찾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는 1968년 지어져 올해로 55살이 된 세운상가를 기준으로 구역이 나뉜 재개발 현장들이 각각 공사에 속도를 붙이고 있었다.

세운상가 바로 옆 세운3구역에 지어지고 있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은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일부 동은 도색작업까지 시작하는 등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현재 분양이 진행 중인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구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도 조금씩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는 756실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이다.

또 세운상가 뒤편으로 멀리 보이는 6-3구역에는 지난 2019년 지어진 을지트윈타워가 화려함을 뽐내는 한편,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와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 공사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곳들도 있었다. 4구역은 올 하반기 SH공사가 주도하는 공영개발 착공을 앞두고 있어 철거까지는 완료된 상태였지만, 건너편 2구역과 5구역 등은 알루미늄 판자와 비닐로 지붕을 덧댄 낡은 상가들이 1960~1970년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철거가 이뤄지지 않은 세운5구역 내 낡은 상가 및 주택 너머로 보이는 을지트윈타워. 2022.08.05.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철거가 이뤄지지 않은 세운5구역 내 낡은 상가 및 주택 너머로 보이는 을지트윈타워. 2022.08.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세운상가 주변은 휴가철이 겹쳐 문을 닫은 곳들이 많았지만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밝힌 '초고층 개발' 계획의 영향인지 현장을 둘러보러 나온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동안 서울 도심 한복판이 너무 낙후돼 있어 엉망진창일 정도였는데 이제야 강북 주민들이 호재를 만났다. 서울시가 빠른 실행력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개발이 미뤄진 덕분에 청와대 이전과 맞물려 이제야 빛을 보게 되는 것 같다.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전했다.

인근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역시 "이 지역은 박원순 전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거의 10년 동안 개발이 되지 않았다"며 "상가나 주택 주인들은 하루 빨리 개발이 되기를 원하고 있고, 이제 토지수용 보상도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호재로 건물주들이 매물을 더 거둬들이면서 부동산 거래는 오히려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인근의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개발 얘기가 나올 때부터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는데 이미 2~3년 전에 비해 땅값을 많이 올라버려서 거래가 잘 되지는 않는 편"이라며 "토지수용이 안 된 구역 건물주들은 값이 더 오르기를 기대하다 보니 물건을 내놓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세운지구는 그동안 오세훈 서울시장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도심 개발 재추진 의지를 다졌던 곳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중심업무지구(CBD)와 청계천, 그리고 4개 지하철역을 품고 있는 세운지구는 4대문 내 유일한 개발가능지역이면서도 세계문화유산 고궁인 종묘, 창덕궁과 창경궁, 덕수궁을 지척에서 누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입지로 손꼽힌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세운청계상가 옆 세운3구역에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08.05.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 5일 세운청계상가 옆 세운3구역에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08.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시장은 지난 7월 말 싱가포르의 세계적인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개발단지 '마리나 원'을 방문해 "'화이트 사이트'(White Site) 제도의 장점을 앞으로 용산이나 세운상가(지구)에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이트 사이트'는 개발사업자가 별도 심의 없이 허용된 용적률 안에서 토지의 용도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한 구도심 개발 맞춤형 제도다. '마리나 원'은 화이트 사이트 방식 덕분에 용적률 1300%의 초고밀 복합개발이 진행됐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토계획법을 뛰어넘는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특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특례법에 서울 도심의 특수성이 담길 수 있도록 지난달부터 '구도심 복합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호건설그룹 관계자는 "현재 분양 중인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 등은 잇따른 세운지구 개발 소식에 최근 물량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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