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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이에게 선물같은 공간…'후암별채 이누스' 가보니

등록 2022.08.0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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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바스케이션…온전한 나와의 시간

3분거리 바스케이션 라운지도 이색 경험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후암별채 이누스 외관. 2022.08.08. mymm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후암별채 이누스 외관. 2022.08.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욕실 브랜드 이누스가 올해부터 욕실에서 누리는 휴양이라는 뜻의 '바스케이션(Bath+vacation)'을 키워드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욕실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나아가 '힐링'하고 '휴식'하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이누스는 이런 소비자들의 수요를 겨냥해 지난 2월 서울시 후암동에 '후암별채 이누스’를 선보였다. 아늑한 동굴 분위기의 욕실에서 홀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이 공간은 예약 일정 오픈 후 대부분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낮 기온 32도 습도 40%의 후텁지근한 날씨의 지난 4일, 후암별채 이누스를 찾았다. 푹푹찌는 날씨 탓에 큰 도로가에서 언덕길을 따라 걷다보니 불쾌지수가 올라갔다. 하지만 다행히도 5분이 채 되지 않아 후암별채 이누스 포인트 색상 '오렌지' 대문이 눈에 들어왔고, 왠지 모를 기운을 얻어 걸음을 빠르게 옮길 수 있었다.

후암별채 이누스는 무인으로 운영되기에 이용 30분 전에 안내 문자가 온다. 문자에 적힌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면 쾌적한 공기와 함께 바깥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흰 창살과 조명으로 꾸며져 어딘가로 통하는 터널 같은 인상을 주는 복도를 지나가면 '휴식 공간'과 '욕실 공간'이 나온다. 두 공간은 문이 없어 완벽하게 단절되지 않지만 인테리어상 구분된 느낌을 줬다.

메인 공간인 욕실은 '암석동굴'을 모티프로 낮은 조도의 간접조명과 바닥에서 벽면까지 통일된 다크그레이톤 포세린 타일로 구성됐다. 히노끼 욕조와 창가 아래로 초록을 품은 조경은 자연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더한다.

휴식공간은 후암별채 이누스의 외관 인테리어와 일체감을 준다. 화이트와 회색 톤 벽면에 오렌지 색상 싱크대로 포인트를 줬다. 자칫 홀로 무한한 사고에 빠질 수 있는 공간에서 오렌지 포인트 색상은 또 한번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
지친 이에게 선물같은 공간…'후암별채 이누스' 가보니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위)후암별채 이누스 욕실공간, (아래)휴식공간. 2022.08.08. mymm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위)후암별채 이누스 욕실공간, (아래)휴식공간. 2022.08.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곳에서 주어진 나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던 차에, 테이블 위에 놓인 다기와 차가 눈에 들어왔다. 이누스가 방문객을 위해 준비해 놓은 세심한 배려다. 포트에 물을 끓여 차를 우려내는 동안 뱅앤올룹슨 블루투스 스피커도 연결했다.

욕조 옆 창가에서 들려오는 매미의 노래 소리도 좋았지만, 이 공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잔잔한 노래를 틀고 평상에 누워 뒹굴거리다 보니 낙원이 따로 없었다. 생활소음이 자연스레 차단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다 발치에 다이어리처럼 생긴 노트를 발견했다. 퇴사를 앞둔 직장인, 이별한 연인, 어린 자녀와 함께 한 엄마 등 일상에 지쳐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의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대도 다양해보였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존재했던 사람들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세지는 묘한 감동을 줬다.

방명록을 읽는 것 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그곳에 적힌 '꿀팁' 몇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1. 입실 후 히노끼탕 물 먼저 받기(1시간 소요) 2.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해 좋아하는 음악 듣기(무선충전은 덤) 3. 샤워기 두 가지 버전으로 이용해보기 4. 차·생수·잡지 이용하기 등이다.

방명록 꿀팁 1번에 따라 히노끼탕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후암별채 이누스 3분 거리에 있는 '바스케이션 라운지'로 잠시 이동했다. 후암별채 이누스와 마찬가지로 무인으로 운영하는 라운지는 해바라기 수전, 세면대 등 곳곳에 이누스 제품과 소품을 비치해 편안하고 친근한 욕실 분위기를 구현한 휴식 공간이다. 사전 예약으로 최대 2명이 2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이누스 바스케이션 라운지 전경. 2022.08.08. mymm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이누스 바스케이션 라운지 전경. 2022.08.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라운지에서는 휴식과 함께 몇 가지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입구에 놓인 태블릿에서는 개인별 욕실에서의 휴식 타입을 알아볼 수 있다. 사소한 습관 등을 묻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기자는 '개성있는 활동을 선호하는 아티스트'를 뜻하는 'U' 타입으로 나왔다. U타입에 맞는 욕실 인테리어와 추천 바스케이션 활동, 뒤편의 'I·N·U·S'가 적힌 캐비넷의 U칸 비밀번호 등도 함께 공개됐다.

캐비넷을 열어보니 독특한 감성을 추구하는 U타입을 위한 ▲바스솔트 만들기 ▲마크라메 팔찌 제작 등의 '바스케이션 키트'가 선물처럼 들어있었다. 욕조로 만든 독특한 소파에 앉아 키트와 스토쿠 휴지 등을 구경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후암별채 이누스로 이동했다.
 
그 사이 욕조 물은 원하는 만큼 채워져 있었다. 히노끼탕에서 솔솔 올라오는 편백향을 맡으며 족욕을 하고, 배달시킨 부리또볼과 함께 비치된 '욕실' 관련된 책들을 살펴보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후암별채 이누스에는 욕실, 화장실 벽의 타일과 욕조를 비롯해 수전, 공기 살균기 '에어새니타이저', 언택트 양변기 물내림 장치 '터치리스' 등 다양한 이누스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샴푸·린스·바디워시·폼클렌징 등의 어메니티와 수건은 충분했지만, 가운이 구비돼 있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평상에 누워 휴식하면서 입고 온 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후암별채 이누스를 떠날 때는 새로운 내가 된 느낌이었다. 처음 이곳을 찾을 때 골목에서 느꼈던 불쾌감은 사라지고, 어둑해진 거리의 장면은 어릴 때 살았던 친근한 동네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것 그대로 다 괜찮다"는 방명록의 글귀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일상에 지친 가족, 친구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만의 시간'을 꼭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후암별채 이누스 예약은 많이 어렵다. 현재 10월말까지 전일 마감됐다. 하루에 오직 한 팀 밖에 받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 6시간까지 예약할 수 있는데, 이용 중 공간 내부에 있는 카드 리더기를 통해 연장할 수도 있다. 이누스는 이처럼 방문객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 곳을 이용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꼼꼼한 공간 관리를 위해 하루 한 팀만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달 31일에는 11월분 온라인 예약 창구가 열린다. 이누스는 후암별채 이누스를 올해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지만, 상시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밤의 후암별채 이누스 외관 전경. 2022.08.08. mymm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안나 기자=밤의 후암별채 이누스 외관 전경. 2022.08.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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