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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포위훈련의 역효과…대만 더 멀어지게 했다

등록 2022.08.08 12:14:28수정 2022.08.08 13: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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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론조사에서 1.3%만 '중국과 빨리 통일해야 한다'고 답해

"중국 대만 정책에서 경제적 유인책의 매력 최저치로 떨여져"

"중국군, 대만 경제 붕괴시킬 정도의 화력 보유하고 있어"

[신화/뉴시스]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한 병사가 지난 5일 대만 인근 군사훈련 중 망원경으로 대만 쪽을 바라보고 있다. 보이는 선박은 대만 호위함 란양호. 대만의 산과 해안선 등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로 추정된다. 2022.08.06.

[신화/뉴시스]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한 병사가 지난 5일 대만 인근 군사훈련 중 망원경으로 대만 쪽을 바라보고 있다. 보이는 선박은 대만 호위함 란양호. 대만의 산과 해안선 등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로 추정된다. 2022.08.06.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문 직후 대만을 포위한 채 72시간 동안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중국으로서는 대만 통일을 위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훈련이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더 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됐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며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대위 주광홍은 7일 영상에서 "우리는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전투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조국의 통일을 망치려는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서방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을 단념시킬 수는 있지만, 협상을 통해 대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희망을 좁힌다. 중국의 강경 전술은 대만 입장에서 중국과 평화롭고 지속적인 합의에 도달 수 없다는 회의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은퇴한 어부로 대만 류추섬에 거주하는 리웬티(63)는 "(중국) 군사 훈련 이후 달라질 것은 없다"며 "이와 비슷한 훈련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를 협박하고 괴롭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추섬은 대만 남서부에 있는 작은 섬으로 중국은 이곳에서 불과 10㎞ 떨어진 곳에서 훈련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에 대한 미국 지원에 맞서 군사카드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이번 군사훈련에서 공중 및 해상 훈련을 실시했으며 대만을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대만 주변을 봉쇄하는 연습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기 위해 사용하는 강경 정책은 무게감이 덜할 수 있다.
[난징=신화/뉴시스] 대만 관할 중국군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4일 둥펑 계열 미사일을 발사하고있다.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규모 훈련을 강행했고,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022.08.05

[난징=신화/뉴시스] 대만 관할 중국군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4일 둥펑 계열 미사일을 발사하고있다.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규모 훈련을 강행했고,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022.08.05

오히려 중국의 훈련은 양안 간 상호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중국과 미국 간 전면전인 갈등 양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경고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당장 내일 폭발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포위 훈련은)  위기 고조, 대만과의 갈등, 심지어 미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대만중앙연구원 우제민 연구원은 "중국의 대만 정책에서 경제적 유인책이라는 당근의 매력은 냉전 종식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카드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점차 높이고 무력 사용에 대한 군사적 준비를 계속 하는 것"이라며 "언젠가 대만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공세가 유리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970년대 이후 덩샤오핑을 비롯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의 주권을 받아들이는 한 법률, 종교, 경제 정책 등 분야에서 자율성을 약속하는 '일국양제' 틀 내에서 통일을 받아들이도록 대만을 달래려고 했다.

그러나 대만이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한 이후 더 많은 대만인이 가치관과 문화 면에서 중국과 다르다고 생각하게 됐고,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2020년 이후 '일국양제'에 대한 대만인들의 지지는 더 낮아졌다.

대만 국립정치대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1.3%만이 '가능한 빨리 중국과 통일해야 한다'고 답했고, 5.1%는 '가능한 한 이른 독립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모호한 현상 유지를 선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진행한 군사훈련을 통해 현대 전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타이베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08.03.

[타이베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08.0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포함해 향후 잠재적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중국의 목표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을 전면 봉쇄할 군사자산이 부족했지만, 중국군은 대만의 경제를 붕괴시킬 만큼의 해군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테일러 프라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중국 군사훈련에 대해 "2016년 군사조직 개편으로 창설된 대만 관할 중국군 동부전구의 특별한 성공"이라며 "중국이 훈련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한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라벨 교수는 "대만해협 일대에서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20년간 축적된 중국의 군사전력과 현대화가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번 훈련을 토대로 중국 해군과 공군이 합동작전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함정을 기동하고 지휘했는지 분석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훈련에서 최신 무기를 배치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무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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