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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10일 개각 막판 조율중…"아베 최측근 경산상 당 간부로"

등록 2022.08.09 1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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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외무상, 당 간사장·부총재 등 유임

통일교문제로 지지율↓…"개각 반전 공세"

아베파 대접 고심…기시다色 낼지 주목

[히로시마=AP/뉴시스]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희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2022.08.09.

[히로시마=AP/뉴시스]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희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2022.08.09.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개각·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를 위해 막판 조율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이른 개각으로 통일교 문제로 하락하는 내각 지지율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측근 외무상은 유임…아베 최측근 경산상은 당 간부로 조율

9일 공영 NHK,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자민당의 총재인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개각·당 간부 인사를 위해 물밑 조율을 진행중이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최측근이자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을 자민당 정조회장 등 요직에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

기시다 총리의 신뢰도 두터운 그는 정조회장 등 '당사역(党四役·간사장, 총무회장, 정조회장,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4대 간부)' 기용이 유력하다.

다만 하기우다 경산상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경산상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게 아니냐"고 언급해 향후 바뀔 가능성도 있다.
[도쿄=AP/뉴시스]지난해 10월 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이 도착하고 있다. 2022.08.09.

[도쿄=AP/뉴시스]지난해 10월 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이 도착하고 있다. 2022.08.09.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을 정조회장에 앉히는 것은 아베파를 배려하는 동시에 당내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방위력 강화 등 중요 정책에서 당내 조정을 원활하게 진행할 목적이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아베파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유임될 전망이다.

아베파인 니시무라 아키히로(西村明宏) 당필두부간사장,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참의원국회대책위원장의 첫 입각이 유력하다.

아베파 소속이자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교체가 유력하다. 건강상 이유가 가장 크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통일교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이자 기시다파 소속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도 유임될 전망이다.

아소파인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 공명당인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국토교통상은 유임이 유력하다.

당 인사로는 제3 파벌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 제2 파벌 모테기파 수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 유임이 유력하다. 아베파 다카기 쓰요시(髙木毅) 국회대책위원장도 유임된다. 이들의 유임으로 정권의 골격은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무파벌이자 당내 비주류파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복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총리로 기용하는 방안이 부상했으나, 스가 전 총리는 입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쿄=AP/뉴시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18일 오후 일본 도쿄 소재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8.09.

[도쿄=AP/뉴시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18일 오후 일본 도쿄 소재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8.09.


통일교 문제에 내각 지지율↓…"개각으로 반전 공세"

당초 9월 전망됐던 개각을 앞당겨 8월 초 실시하는 배경에는 통일교가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후 일본 정계에는 통일교와의 접점 문제가 부상했다. 총격범이 어머니의 통일교 고액 헌금으로 원한을 가지게됐다며, 통일교와 아베 전 총리의 관계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정권 각료, 자민당 의원들도 통일교와의 관계 추궁을 피할 수 없었다.

통일교 문제로 기시대 내각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의 지난 5~7일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57%로, 직전 조사 대비 8% 포인트나 급락했다.

통일교 스캔들 때문이다. 통일교 선거 지원, 기부 등에 대해 정당과 의원이 설명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요미우리는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자민당 내에서는 통일교와 각료들의 연결에 대한 (여론) 비판이 뿌리깊은 데 대해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개각·당 간부 인사로 반전 공세를 꾀할 생각이다"라고 풀이했다.

마쓰노 관방장관도 지난 8일 각료 간담회에서 각료들에게 통일교와의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각료 뿐만 아니라, 부대신과 정무관에게도 똑같이 지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통일교와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한 인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파에서 통일교 접점이 지적된 의원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 하기우다 경제산업상도 마찬가지다. 아베파 중견 의원은 “하기우다가 기용된다면 통일교 색깔을 완전히 닦아내는 것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최대 파벌 소속이자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그를 내칠 수 없는 노릇이다. 기시다 총리가 난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쿄=AP/뉴시스]지난 2020년 09월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왼쪽)와 총리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총재에 당선됐다. 2022.08.09.

[도쿄=AP/뉴시스]지난 2020년 09월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왼쪽)와 총리 재임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총재에 당선됐다. 2022.08.09.


아베파 중용 고심하는 기시다…기시다色 낼수 있을까

이번 개각과 당인사의 최대 초점은 최대 파벌 아베파를 중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베파와 다른 파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는 당내 제4파벌에 불과하다. 100명에 육박하는 의원이 소속된 최대 파벌 아베파에 대한 대접은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비판 여론이 높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장을 원하는 아베파 보수계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개각에는 파벌 별로 균형도 중요하다. 특히 “정권 안정을 위해 (기시다파) 의원 수를 웃도는 아베·모테기·아소 3대 파벌 지지가 중요하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는 짚었다.

아베파는 현재 내각에 총 4명 입각해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에 “5명으로 늘리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산케이 신문은 “(아베파를) 푸대접하면 당내 원심력이 작용하지 않게 되며, 당 전체 파워밸런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은 아베파로 97명이다. 제2 파벌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이 수장인 모테기파는 54명,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는 51명이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간사장의 니카이 파는 43명, 기시다 총리의 기시다파는 43명으로 공동 제4파벌이었다.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수장인 모리야마파는 7명이었다. 스가 전 총리 등 무파벌 등은 97명으로 추정된다.

자민당 내에서는 현재 입각대기조만 80여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각료 경험이 없는 중의원(하원) 5선 의원을 입각대기조‘로 부른다.

아베파 간부는 이미 입각대기조 목록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게다가 간사장, 정조회장, 총무회장 등 당의 3대 간부를 모두 아베파로 기용해달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른 파벌들도 기시다 총리에 자기 파벌의 입각대기조 등 의원 기용을 요청하고 나섰다. 기시다 총리의 주도권이 강해지는 데 대한 경계감도 있다.

요미우리는 “각 파벌의 요청을 받은 기시다 총리는 독자적인 색깔을 내기에는 어려운 판단을 압박당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베파 등 파벌의 균형을 맞춰 인사를 하느라 기시다 총리의 색깔이 옅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각 파벌 균형을 중시한다면 젊은 의원의 발탁, 서프라이즈는 부족한 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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