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對中 수출 '반토막'…무역 전선 먹구름
대중 제조 장비 수출액 9071억…51.9%↓
메모리·시스템도 수출 둔화 조짐 나타나
美 주도 '칩4' 동맹 급물살, 불확실성 고조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8.01. [email protected]
9일 한국무역협회의 글로벌 무역통계 서비스 'K-STAT'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HS코드 848620)의 올해 상반기(1~6월) 중국 수출액은 총 6억9485만 달러(약 9071억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14억4436만 달러 대비 51.9% 감소했다.
한국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은 2018년 5억6173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9년 14억6988만 달러 ▲2020년 14억468만 달러로 2년 연속 10억 달러를 넘겼다. 이어 지난해는 22억5801만 달러까지 3년 새 4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8억1365만 달러로, 상반기 대비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급격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와 물류 이동 제한 등이 주된 영향으로 지목되나 미·중 갈등 국면에서 나타난 미국의 장비 반입 견제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중국에 팔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 제재로 장비 반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중국 반도체 장비 구매액이 작년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속에서 하반기 수출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며, 반도체 수출액의 60% 이상이 중국(홍콩 포함)이 차지한다.
메모리(HS코드 854232)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178억5022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6%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최근 들어 급감하는 등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중국 수출 월별 증가율을 보면 ▲1월 28.1% ▲2월 30.5% ▲3월 42.3% ▲4월 16.8% ▲5월 12.4% ▲6월 1.5%로 성장 폭이 둔화되고 있다. 메모리 제2 수출 지역인 홍콩은 이미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16.3% 감소한 상태다.
대중국 비메모리 반도체(HS코드 854231) 수출은 69억3546만 달러로, 전년보다 51.0% 많은 수준이다. 다만 소비 둔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량 기준 증감율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5월 -20.2% ▲6월 -11.1%로 성장세가 멎었다.
미국 주도의 '칩4' 동맹 가입, 중국 신규 투자를 막으려는 미국 반도체 지원 플러스법안(CHIP-PLUS Act)의 혜택을 받을 경우 반도체 수출 시장이 더욱 급속하기 위축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대중국 수출 시장 영향은 아직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대체 시장 발굴 등 활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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