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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수입 의료용 동위원소 '루테튬-177' 순수 국내기술로 탄생

등록 2022.08.10 1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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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전 공정 자체기술로 루테튬-177 생산 병원 공급

신경내분비암 등 희귀질환 치료에 쓰여…뛰어난 순도 확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이용, 시간 단축·대량생산 역량 확보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루테튬-177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루테튬-177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희귀질환인 신경내분비암과 전립선암 치료 등에 사용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루테튬-177(Lu-177)'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방사성동위원소인 고순도 루테튬-177 생산에 필요한 전 공정 자립화에 성공, 순수 국내 기술로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10일 밝혔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은 중성자를 쪼여 방사성동위원소를 만드는 '조사 과정'과 필요한 동위원소만 선별, 추출하는 '분리·정제 과정'으로 나뉜다.
 
지난 2020년 연구원은 고순도 루테튬-177을 국내 최초로 생산해 시험 공급했으나 당시에는 해외에서 중성자 조사를 거쳐 후속 절차만을 국내에서 수행했다.
 
이번에 연구원은 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해 중성자 조사 과정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동안 연구원은 2020년 분리 장비와 자동화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한 후 지속적으로 성능 개선을 통해 루테튬-177을 분리하는 용매를 변경하고 이를 담는 분리컬럼(column) 길이를 최적화해 기존 대비 분리시간을 약 40% 단축시켰다.

또 연구원은 지난달 하나로 가동 기간에 70㎎의 표적을 토대로 920mCi(밀리퀴리·약 3000만원)의 루테튬-177을 생산하고 이 중 일부를 분리· 정제해 서울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에 시험 공급했다.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를 이용해 고순도 방사성동위원소인 루테튬-177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를 이용해 고순도 방사성동위원소인 루테튬-177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과정은 중성자 조사부터 분리·정제, 공급지 운송을 모두 합쳐 10일 이내로 진행됐다. 해외 운송에만 2주 가량 소요되던 이전과 비교해 비용·시간 측면에서 획기적인 단축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양이 줄어든다. 국내 연구로를 이용하면 운송시간이 짧아 반감기에 따른 품질 저하를 줄일 수 있다.

공급받은 두 병원은 루테튬-177이 항체처럼 특정 질병을 표적하는 물질과 결합하는 표지효율이 99% 이상임을 확인, 자체 개발한 방사성동위원소의 뛰어난 순도가 증명됐다.

연구진은 내년까지 대용량 분리·정제 장비를 개발, 한번에 1~2Ci(퀴리·1Ci=1000mCi) 규모의 루테튬-177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구용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규모다.
 
이번 연구는 동위원소연구부 최강혁 박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사성동위원소 산업육성 및 고도화 기술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하나로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루테튬-177 대규모 상업생산이 현실화됐다"면서 "연구원이 의료용·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중심 공급지로, 앞으로도 국민의료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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