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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 연이은 악재로 리더십 '흔들'

등록 2022.08.12 08: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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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성희롱·횡령·악취 및 이형병 논란 등 악재 잇따라

[서울=뉴시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서울=뉴시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부터 횡령 사건까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이형병을 사용한 소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반 ESG 경영' 논란까지 제기된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음료부문과 주류부문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숫자로는 경영 능력을 보여줬지만 회사 안팎의 문제들에 대한 처리 자세는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희롱·횡령 등 "사내 기강 해이해졌다" 비판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직장 내 폭언·성희롱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직원 A씨는 지난 6월 퇴사하기 위해 사측과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같이 근무했던 남자 직원의 성희롱과 폭언으로 직장 생활이 너무 괴로웠다는 심경을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즉각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가해 직원에게 5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 같은 사실은 동료 직원이 지난 7월 언론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폭로하며 일파만파 번졌다.  

결과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한 여직원은 퇴사했고, 가해자는 5개월 정직 처벌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금까지 직장 내 괴롭힘이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칠성음료는 직원 횡령 사건에도 휘말렸다. 글로벌영업팀 소속 직원 B씨가 지난해까지 허위 전표를 만들어 회삿돈 3억40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며 면직 조치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횡령 금액이 크지 않고, 전액 변제가 이뤄져 형사 고발 및 별도 공시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횡령 사건이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박 대표가 이 사건을 형사 고발로 확대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펩시 제로슈거 악취, 늑장대응 논란도

조직 위계 문제가 아닌 제품 품질과 연관된 문제도 나타났다.

탄산음료 펩시 제로슈거의 악취 논란이 단적인 예다. 한 네티즌은 최근 온라인 게시판에 "펩시 제로를 마시다가 갑자기 암내가 났다. 페트병 입구에서 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이후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동조하며 사태가 커졌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측은 "제품 용기에서 이취가 나는 것으로 내용물의 품질이나 맛과 향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는 이 문제에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똑 같은 문제에 부딪쳤다는 지적이다. 펩시 제로는 이미 지난해에도 비슷한 이취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취 문제가 소비자들 사이에 더 확산된 후에야 롯데칠성음료는 입장문을 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특히 식약처는 냄새 유발 물질에 대해 최근 기온이 높아지며 유통과정에서 일부 제품의 병 입구에 미세한 변형이 발생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무리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해도 악취로 인한 소비자 불편을 알고 있었으면서 이를 방관하는 듯한 태도는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를 상대로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롯데칠성음료의 명백한 오판"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 연이은 악재로 리더십 '흔들'



이형병 소주 출시에 말바꾸기·내로남불 논란 불거져

롯데칠성음료는 그룹 차원에서 가장 중시하는 ESG 경영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별빛청하' 제품의 '이형병'(모양이 다른 병) 출시가 대표적인 ESG 역행 사례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하이트진로가 이형병인 '진로이즈백'을 선보였을 당시에는 색깔과 모양이 기존 소주 병과 다른 병을 사용하는 것을 크게 문제 삼고 '소주병 표준용기 공동사용 자발적 협약'을 위반했다며 진로이즈백 공병을 하이트진로 측에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진로가 이형병을 계속 쓴다면 환경 문제와 수거 및 분류, 취급에 따른 투자 비용이 증가한다"고 반발했고, 이에 하이트진로는 제조사 공병 취급 수수료를 기존 10.5원에서 17.2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불과 3년만에 이형 소주병에 대해 정반대 상황에 처한다. 지난 4월 별빛청하에 이어 올 3분기 출시 예정인 소주 신제품 '새로'에도 이형병을 사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이형병을 사용할 때는 환경 문제에 역행한다며 크게 반발하더니 정작 자신들의 이형병 사용은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이 이형병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성과 앞세우고, 약점 감추는 '경영 방식'

롯데그룹 계열사 CEO 중 최연소 대표로 통하는 박 대표는 취임 후 실적 개선에만 몰두하며 성과를 냈지만 각종 사건·사고와 논란으로 조직을 위기로 몰고 있다는 진단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직원들에게는 페트병 재활용 유니폼을 지급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토록 환경 문제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던 이형병을 사용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박윤기 대표가 실적 이외의 문제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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