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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에게 '공정' 이란?…"능력 따른 보상배분" 응답

등록 2022.08.11 15: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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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42% "보상 분배는 '능력'으로"

'노력 최우선' 9.9%, '필요 최우선' 6.6%

불공정에 민감한 정도…女 3.92 〉 男 3.74

[서울=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KEDI)가 지난 10일 발표한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 보고서 일부. (자료=KEDI 제공) 2022.08.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KEDI)가 지난 10일 발표한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 보고서 일부. (자료=KEDI 제공) 2022.08.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최근 공정과 불공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학생들은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배분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권희경 교육조사·지표연구실 연구위원 등은 지난 10일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이라는 브리프(Brief) 보고서를 내고 '공정한 분배'에 대한 국내 학생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전국 중·고등학생 남녀 471명에게 한정된 보상을 분배할 때 필요·노력·능력 중 어떤 기준을 선호하는지 물었다. 이때 '능력'은 결과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노력'은 결과에 투여한 시간, '필요'는 보상을 필요로 하는 정도를 뜻한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필요와 노력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42.5%가 능력을 기준으로 보상을 나누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노력 최우선'과 '필요 최우선'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9.6%, 6.6%에 그쳤다. 학교급·성별에 관계없이 학생들은 능력, 노력, 필요 순으로 보상을 분배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노력과 필요를 각각 능력과 결합할 경우 '능력과 필요' 28.0%, '능력과 노력' 13.4%로 선택 비율이 높아졌다.

보상의 유형이 달라져도 학생들은 '능력' 기준 분배를 가장 선호했다. 성적을 부여할 경우 필요(진학 시 반영 여부) 혹은 노력(학습에 투자한 시간)보다 실질적 성과인 능력(중학생 40.9%, 고등학생 40.6%)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공동의 노력으로 획득한 상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도 능력(상금 획득에 기여 정도)을 가장 중요하다고 선택한 비율이 중학생 38.7%, 고등학생 37.4%로 가장 높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등 '필요'를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이 중학생 31.3%, 고등학생 32.2%로 노력(중학생 30%, 고등학생 30.4%)을 앞질렀다.

학생들은 성적·상금과 같은 실질적 보상 외 '교사의 칭찬'과 같은 정서적 보상도 능력에 의해 분배돼야 한다고 봤다. 교사의 칭찬을 분배할 때 기준으로 중학생은 능력(38%)·노력(33.8%)·필요(28.2%)를 선호했다. 고등학생도 능력(38.6%)·노력(33.6%)·필요(27.8%) 순으로 나타나 우선 순위가 같았다.
[서울=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KEDI)가 지난 10일 발표한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 보고서 일부. (자료=KEDI 제공) 2022.08.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국교육개발원(KEDI)가 지난 10일 발표한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 보고서 일부. (자료=KEDI 제공) 2022.08.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학생들이 '불공정함을 느끼는 정도'는 성별에 따라 편차가 있었다.

연구진은 '자신이 이유 없이 특정 사람을 불공평하게 대했을 때'(가해자 공정 민감성), '누군가 이유 없이 나를 불공평하게 대했을 때'(피해자 공정 민감성), '누군가 이유 없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 것을 목격했을 때'(관찰자 공정 민감성) 등 상황을 제시하고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정도를 물었다.

그 결과, 여학생의 공정 민감성은 평균 3.92 수준으로 남학생 평균 3.74보다 높았으며, 3가지 민감성 지표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을 웃돌았다.

특히 '가해자 공정 민감성'의 경우 여학생은 4.09 수준의 거부감을 느껴 3.88을 기록한 남학생을 상회했다. 나머지 '관찰자 공정 민감성'과 '피해자 공정 민감성'도 비슷한 수준으로 여학생들의 불공정 민감도가 더 높았다.

연구진이 성별과 관계 없이 공정 민감성과 능력·필요·노력 분배 규범을 연결지은 결과, '피해자 공정 민감성'이 높은 상위 30%는 하위 30% 집단보다 분배 대상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가해자 공정 민감성'이 우세할 경우 능력을 중시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권 연구위원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정 민감성의 차이가 분배 규범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인다"며 "능력을 배타적으로 중시하는 능력주의와 자신에 대한 불공정 대우에 대한 민감성 간의 상호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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