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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올해 적자만 23兆 전망…최악 경영 환경에 추가 악재

등록 2022.08.12 13:00:00수정 2022.08.12 15: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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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손실 14조…전년比 76배 수준

연료비 급등에 구입비 치솟아 실적 수렁

추가 요금 인상 불투명…자구노력에 고삐

절감 곤란 비용만 96% 차지…한계도 뚜렷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서울=뉴시스] 고은결 김성진 기자 =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수준인 14조원대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연간 적자는 23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한전은 연료비 급등으로 재무 부담이 불어나며 경영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2일 한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31조992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전력 판매량이 약 4% 늘고, 올 들어 전기요금이 인상되며 증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동기(-1873억원)보다 무려 7536.6% 확대된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이런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전은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5조8601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2조원 6조51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국제 연료비가 상승하며 전력 구입비도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킬로와트시(㎾h)당 78원에서 올 상반기 169.3원으로 117.1% 상승했다.

아울러 한전이 연간 기준으로는 20조원을 훌쩍 웃도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총 23조원762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NH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규모 적자 원인은 1분기에 이어 평균 전력 판매단가와 평균 전력도매단가의 차이가 결정적"이라며 "연말까지 화석연료 가격 강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2023년 상반기까지 관련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한국전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료=한국전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전력 원가 상승은 한전의 적자를 키워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도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은 올해 들어 전기요금은 4월 ㎾h당 6.9원(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7월 ㎾h당 5.0원(연료비 조정요금) 각각 올랐다. 오는 10월에도 ㎾h당 4.9원의 기준연료비 인상이 예정돼 있다.

현재로서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최대 인상 폭(㎾h당 5원) 만큼 올랐기 때문에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할 수 없다. 물론 한전 내부 이사회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의 인가를 받아 약관을 개정하면 연간 조정 폭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6%대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만 기대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과 관련해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한전은 자구노력 개선에 고삐를 죄며 비상 경영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전력그룹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6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비용 절감, 지분·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금 확보로 차입금 조달을 덜 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전은 상반기까지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한전기술 지분 매각, 필리핀 SPC합자회사와 세부 석탄화력 지분 매매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전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에 연동되는 연료비·전력구입비, 설비 자산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감가상각비, 법령에 따른 세금 등 절감이 어려운 비용이 96%를 차지한다. 이에 자구 노력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전력구입비 등 절감이 곤란한 비용이 대부분"이라며 "수선유지비 등 노력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3.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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