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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약속", 쿠팡 '흑자 행진' 넘어야 할 산은?

등록 2022.08.13 09:00:00수정 2022.08.13 10: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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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센터 자동화 기술 도입 통한 비용 절감 속도 내야

프로모션 대신 가격 정상화에도 락인 고객 유지할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 51억1668만 달러(약 6조5212억원·환율 1274.5원), 당기순손실 2억929만 달러(약 266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쿠팡은 이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지난해 4분기(50억7669만 달러) 실적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1분기 매출 42억686만 달러에 비해 21% 증가한 수치다. 환율 변동을 감안한 원화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1분기 매출에서 32% 증가한 것이라고 쿠팡은 설명했다. 2022.05.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 51억1668만 달러(약 6조5212억원·환율 1274.5원), 당기순손실 2억929만 달러(약 266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쿠팡은 이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지난해 4분기(50억7669만 달러) 실적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1분기 매출 42억686만 달러에 비해 21% 증가한 수치다.
환율 변동을 감안한 원화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1분기 매출에서 32% 증가한 것이라고 쿠팡은 설명했다. 2022.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쿠팡이 ‘계획된 적자’ 끝에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조원이 넘는 매출액과 영업손실 축소, 상각 전 이익 흑자 달성에 이르기까지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쿠팡은 내후년께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쿠팡이 원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영업이익 실현’을 위해선 물류 센터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비용을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쿠팡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6조3500억원(분기 원달러 평균환율 1261원 적용)을 달성했다. 달러 기준으로 매출은 50억3782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47억원(6714만3000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3월 상장 후 분기마다 규모를 키웠는데 올 2분기에 처음으로 손실이 줄었다.

매출이 오르고 영업손실이 축소되며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뜻하는 '에비타(EBITDA)'는 83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거둔 흑자다.

쿠팡의 에비타 흑자 달성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격적인 프로모션 결과로 평가 받는다.

쿠팡은 지난 수년간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 물류 센터와 배송 캠프를 구축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더 확고히 했다.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70만평에서 지난해 말 112만평으로 늘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87만7250평)보다 28% 더 큰 규모다.

쿠팡은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구축한 물류 센터를 비수도권으로 넓히는 데 주력해왔다.

현재 경남 창원, 김해, 충북 청주, 부산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신규 물류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각종 비용 절감 효과도 극대화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국에 물류 센터를 확충한다고 해도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사업 초기 물류 센터 설립부터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소홀했고, 노동 중심적으로 설계됐다"며 "그만큼 인건비나 노동 문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인건비만 4조7230억원을 썼는데 이는 매출의 21.38%를 차지한다.

다만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이번 2분기 실적을 놓고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의장은 "물가 상승 기조에도 기술과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쿠팡은 물류 센터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등 다양한 AI(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창고에 쌓아둔 물건을 카트에 담고 옮기는 작업에 무인운반 로봇(AGV)을 쓰고, 자동 분류기로 제품을 자동 분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 기술과 자동화에 2020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투자 금액을 7500억원으로 늘렸다.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의 관건이다.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배달주문 플랫폼 '쿠팡이츠', 핀테크 '쿠팡페이' 등 신사업을 확장하며 소비자 생활 구석구석을 파고 든다는 방침이다.

쿠팡이 다양한 영역에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한 몫 했다.

'쿠팡이츠'가 최소 주문금액 0원, 배달비 무료를 내세우며 빠르게 소비자 점유율을 늘리며 단숨에 '배달 앱 3강'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투자를 위한 적자는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락인 효과를 톡톡히 챙긴 만큼  할인 프로모션 대신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로켓배송과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와우 멤버십' 회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고, 쿠팡이츠도 지난 2년간 진행한 수수료 할인을 끝내고, 기본형 기준 중개 수수료가 9.8%인 새 수익모델을 도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고객 이탈이 있거나 신규 고객 유입이 어려워진다고 해도 이미 멤버십 고객만 1000만명에 육박한다"며 "생활 속 다양한 영역에 사업이 들어와 있는 만큼 멤버십 고객만 잘 끌고 가도 객단가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로켓와우 회비 인상으로 1분기보다 1.3% 감소한 1788만5000명을 기록했지만, 활성 고객 1인당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282달러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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