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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내려도 안 팔려"…서울 아파트 매도·매수 발길 모두 '뚝'

등록 2022.08.16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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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금리 인상·대출 규제 강화…매도·매수 눈치싸움 치열

추가 금리 인상 예상·부동산 시장 위축…관망세 계속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 공인중개사들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오전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물량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2.08.0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 공인중개사들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오전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물량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2.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잔금 처리 말고는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어요."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혹시라도 손님이 올까 봐 문을 열었는데, 전화 한 통도 못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고, 남은 사람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3억원을 내려도 안 팔리고, 집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묻는 전화만 간혹 온다"고 전했다.

잇단 금리 인상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올해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더니, 최근에는 거래절벽을 넘어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 여름철 비수기와 맞물린 데다, 금융권 대출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4로 전주(84.6)보다 0.2p 떨어졌다. 지난 5월 2일(91.1) 조사 이후 14주 연속 하락세로, 2019년 7월 8일(83.2)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가 나타냈다. 서울 5개 권역 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은 곳은 마포·은평·서대문이 있는 서북권으로, 전주 78.0에서 이번 주 77.7로 하락했다. 또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도 91.6에서 90.7로 떨어졌다. 용산·종로·중구 도심권만 83.2로 전주와 동일했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0.1로 전주(90.5) 대비 0.4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11월(9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말(100.1) 이후 줄곧 100아래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이 87.5에서 87.2로 0.3p 하락했고, 지방은 93.3에서 92.8로 0,5p 떨어졌다.

월 거래량은 올해만 역대 최저치를 두 번이나 경신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기준 516건으로, 이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2월(815건)보다 감소했다. 마포·성동구에서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4로 지난주 84.6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월9일부터 1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7월 8일 조사(83.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4로 지난주 84.6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월9일부터 1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7월 8일 조사(83.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또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하락했다. 지난 2019년 4월 첫째 주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노원구(-0.20%)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도봉구(-0.18%), 성북구(-0.16%), 강북·서대문·은평·종로·중구(-0.15%), 마포구(-0.14%), 동대문·송파구(-0.06%), 영등포·강서구(-0.05%)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다. 용산정비창부지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와 서초구만 보합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택 매수세가 전체적으로 위축됐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 하락세가 조금 더 뚜렷해지면 입지 조건 등이 좋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부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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