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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좌충우돌' 정치 1년…오늘도 '윤핵관' 저격할듯

등록 2022.08.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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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오늘 기자회견…잠행후 36일만

朴·尹대통령 '측근 호가호위' 비판 주력

'태극기 부대' 선긋고 청년·호남에 확장

잦은 SNS·인터뷰상 설전으로 당내비판

세력화 거부했으나…'혼자정치'의 한계

'비상상황, 윤핵관 호가호위 때문' 예상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법적 대응을 선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 대표는 1년여간 좌충우돌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갈등과 화해를 반복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도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상징격로 꼽은  '윤핵관'을 향해 강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또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공산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지도체제 전환 등 최근 상황에 관한 입장을 직접 밝히기 위해 언론 앞에 선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성 상납 의혹 증거인멸교사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유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의결한 지 36일 만이자,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1년여간 당 혁신을 추동해 선거 연승을 이뤘으나, 리더십의 한계를 내보여 이 대표 재임 기간에 내홍이 빈발했다.

청년·호남 넓혀 '호가호위' 구조 개혁 시도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대구 연설에서 자신을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차지했으나 당원투표에서는 37% 득표에 그쳐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뒤졌다.

바른정당에서 새로운보수당까지 거쳤다가 미래통합당으로 당에 복귀한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및 21대 총선 부정선거 주장과 강하게 각을 세웠다. 소위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는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둔 채 '색깔론'을 최소화하고 대변인 오디션 등을 통해 청년 세대 정치참여를 늘렸다.

이준석 지도부에서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달아 이겼다. 이 대표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후보가 당 후보로 선출된 후 측근 인사들이 익명 발언을 자주 내보내자 이들과 공개적으로 각을 세웠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라는 일반적인 기술이 이 대표와 공방을 거치면서 '윤핵관'으로 이미지화됐다.

윤석열 대통령후보는 이 대표와 갈등과 화해를 두 차례 반복하면서도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과 '서진전략'을 선거 대전략으로 그대로 차용했다. 청년보좌역들과 '59초 쇼츠'를 찍고, 취임 직후 내각과 여당을 이끌고 광주 민주묘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지방선거 이후 임기 반환점을 돌았었던 이 대표는 '본격적 자기정치'를 선언했다. 이 대표 자기정치의 핵심은 당원민주주의 확대와 청년·호남 외연 확장으로 요약됐었다. 즉, 호가호위를 가능하게 하는 중앙당 기득권 구조의 약화였다.

'친윤'과 대립 격화…내홍 빈발로 리더십 붕괴

그러나 이 대표는 대선 기간 유튜브 채널에서 제기한 소위 '성 상납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교사' 행위가 7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인정돼 직무가 정지됐고, 비대위 출범으로 사실상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원내외 우군이 소수 나타났으나,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단행하는 단계에 와서는 거의 모두 돌아섰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18일 오전 대구 북구 운암교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8.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18일 오전 대구 북구 운암교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8. [email protected]



이것은 이 대표 측 주장대로 단순히 '윤핵관의 이준석 몰아내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 대표의 억울함대로, 100석 규모의 소수야당에서 5년 만의 정권교체를 최초로 성공하고 지방선거 압승까지 거둔 지도부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성공 케이스다. 그럼에도 유독 이 대표의 '편'은 매우 적었다.

원외인 이 대표는 지난해 '할 말 하는 30대'의 돌풍을 일으키며 당대표에 선출됐다. 그러나 대표 선출 후에도 다소 잦은 SNS 메시지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잦은 설전을 벌여 분란을 빚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5일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당대표쯤 되면 나 하나의 안위보다는 정권과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대표가 되기 전 '안철수 서울시장, 윤석열 대통령이면 지구 떠난다'라는 발언이 사후 논란이 되기도 했던 이 대표는 선출 이후로도 윤석열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언어에 필요 이상의 날을 세운다는 비판을 당내에서 받았다. 페미니즘 비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와의 투쟁 방식 논쟁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의원총회에 사퇴 결의안이 접수되는 수준의 리더십 비토를 맞이했고,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달아 이겨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윤리위 징계와 정부여당 지지율 위기 속에서 별 수 없이 대표직을 잃게 됐다. 이 대표는 당권을 잡고도 대변인단을 오디션으로 뽑는 등 세력화에 나서지 않으며 '계파 정치'의 길을 스스로 거부했지만, 정반대로 '혼자 정치'를 했다.

李 "무너지는 건 2주"…'윤핵관'에 날 세울듯

결국, 이 대표 리더십 명암의 핵심은 '반(反) 호가호위'다. 친이·친박 등 호가호위를 조장했던 계파정치의 구태에서 벗어나자는 구호로 당권을 잡았고 보수정치 혁신을 일부 이뤘다. 이는 선거 연승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이를 위해 윤 대통령(후보)을 중심으로 하는 당내 주류 그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 전반을 적으로 돌렸고, 일부 첨예한 담론 영역에서 이 대표 본인이 직접 감독 겸 선수로 나서면서 당내 비판을 샀다.

이 대표는 이날 비대위 전환의 위법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 더 나아가 비대위 전환의 배경인 '비상상황', 즉 당내 갈등 지속과 정부여당 지지율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고 해법이 뭔지까지 주장할 수도 있다. 이 대표 지론을 따른다면 원인은 자신의 징계 국면이나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이 아닌 '윤핵관의 호가호위'다. 최근에는 '삼성가노'라는 원색적 비난까지 했다.

이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이준석이 지휘할 때는 단 한 번도 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지는 일은 없었다"고 적었고, 11일에는 "쌓는 건 2년, 무너지는 건 2주"라고 썼다. 이 대표는 당에 복귀해 보수 혁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의 초점이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윤핵관 호가호위'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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