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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비무장지대' 반대…IAEA 즉시접근 거부 후

등록 2022.08.12 21: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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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르호다르=AP/뉴시스] 5월1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에서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이자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2022.05.02.

[에네르호다르=AP/뉴시스] 5월1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에서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이자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2022.05.02.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핵 재앙'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러시아는 유엔 원자력 감독기관의 원전 접근을 차일피일 미루는 데 이어 원전 구역의 비무장지대 안도 반대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대사가 유엔 사무총장이 요청한 원전 구역 '군사활동 금지 및 비무장화' 안을 반대했다고 12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대사는 "발전소를 비무장화하면 그곳을 방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 원전이 큰 위험에 놓이게 된다. 방문자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전연 알 수 없으며 도발 행위와 테러 공격 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원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는 유럽 최대 규모이며 러시아군은 우크라 침공 20일째인 3월15일 당시 헤르손 남부 전선 및 수도 북부와 동북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을 급습해 점령했다. 자포리자주 드네프로강 강변의 에네르호다르시 외곽에 소재한 발전소만 타깃 점령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현재 자포리자주를 60% 가까이 수중에 넣어 여기에는 에네르호다르시도 포함되어 있으나 주도인 자포리자시는 아직 우크라 통제 아래 있다. 그리고 원자로 6기가 소재한 원전은 아직도 우크라 기술자들이 러시아군 감시 아래 운전하고 있다.

우크라 군과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일방적인 공격 의 거점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포리자 원전을 일찍 타깃 점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은 '특별 지위' 구역으로 이곳에서 다른 곳을 공격한다고 해도 원전에 대한 안전 우려 때문에 보복 공격을 가하기 어려운 것이다. 러시아군이 이 점은 노렸다는 판단이다.

자포리자 원전 안에 갑자기 5일(금)부터 공격 포탄이 연일 떨어지면서 국제적 우려가 커졌다. 통신선과 핵연료 폐기물 야적장에 떨어졌는데 러시아군과 우크라 군은 서로 상대방이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 안에 계속 포탄이 날아오자 유엔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안토니우 구흐테스 유엔 사무총장은 IAEA 요원의 즉각적인 원전 접근과 진입허용을 촉구했다.

이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러시아는 그러나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8월 말이나 9월 초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진입 방문자의 안전에 대한 우크라 측의 보장이 있었야된다는 것인데 우크라 측은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세워 국제기구 요원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요원 접근에 이어 원전 내와 그 직근 주변에서 군사활동을 완전히 금지하고 군사요원 및 무기장비를 모두 철수철거하는 비무장 지대화를 러시아와 우크라에 요구했다. 우크라는 수용했으나 러시아 측은 12일 유엔 주재 대사를 통해 반대한 것이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즉시 군대를 철수하고 원전을 본 주인에게 인도하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구 속에 우크라의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담겨있다.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 선까지는 나가지 못했지만 IAEA 요원 즉각접근과 원전 내외 비무장화 등 유엔 요청안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는 서방 등 국제사회의 입장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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