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나친 中민족주의…기모노 입은 中 코스프레 여성, 경찰에 체포돼 심문받아

등록 2022.08.15 22:31:38수정 2022.08.15 22:35:1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찰 "중국인이 왜 기모노 입냐? 중국인 맞나" 외쳐

여성 "좋아하는 것을 입거나 말할 자유도 없는가"

소셜미디어에 편협한 민족주의에 대한 논란 촉발

[서울=뉴시스]중국의 한 애니메이션 팬이 지난 10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일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가 경찰에 구금돼 심문받을 일을 놓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지나친 민족주의에 대한 열띤 논쟁이 촉발됐다고 CNN이 15일 보도했다. 기모노에 금발 가발을 한 애니메이션 팬의 모습. <사진 출처 : CNN> 2022.8.15

[서울=뉴시스]중국의 한 애니메이션 팬이 지난 10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일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가 경찰에 구금돼 심문받을 일을 놓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지나친 민족주의에 대한 열띤 논쟁이 촉발됐다고 CNN이 15일 보도했다. 기모노에 금발 가발을 한 애니메이션 팬의 모습. <사진 출처 : CNN> 2022.8.15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국의 한 애니메이션 팬이 지난 10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일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가 경찰에 구금돼 심문받을 일을 놓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지나친 민족주의에 대한 열띤 논쟁이 촉발됐다고 CNN이 15일 보도했다.

붉은 꽃과 초록 잎 무늬가 장식된 흰 기모노를 입은 이 젊은 여성은 10일 저녁 일본 술집과 식당들이 가득 찬 거리에서 간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던 중 돌연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만화 '섬머 타임 렌더'(Summer Time Rendering) 주인공을 코스프레헤 금발 가발에 기모노를 차려 입은 이 여성은 웨이보에 경찰에 체포된 과정을 상세하게 게시했으며, 이 해시태그는 15일 검열되기 전까지 9000만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공공장소에서 기모노를 입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은 중국 국내 정치와 양국 관계에 연계돼 약화되고 약화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하에서 중국 민족주의가 더 공격적이고 편협하게 변하면서 과거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있었던 일본 문화의 팬들은 점점 더 큰 비난과 의심에 직면하게 됐다.

웨이보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중국 경찰은 이 여성에게 "중국옷(漢服)을 입었다면 아무 말도 안 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은 기모노를 입고 있다. 중국인이 맞느냐"고 소리치고 있다.

경찰은 또 "왜 고함을 지르느냐"고 침착하게 묻는 여성에게"말다툼을 하고 문제를 일으킨 혐의"라고 답하는데, 이는 반체제 인사, 언론인, 인권변호사, 운동가들을 상대로 자주 사용되는 포괄적 혐의를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약 5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았고, 휴대전화가 검색되고 사진이 삭제되고 기모노가 압수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경찰로부터 자신이 겪은 일을 인터넷에 유포하지 말라는 경고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경찰은 내가 한 일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나는 무력감을 느낀다. 일본 문화, 유럽 문화를 좋아하는 만큼 중국 전통 문화도 좋아한다. 나는 다문화주의를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잘못인가"라며 "내가 원하는 것을 입거나 말할 자유도 없는가"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녀가 기모노를 입은 것을 비난했다. "중국인이 왜 기모노를 입는가? 조상들이 겪었던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한 네티즌은 말했다.

그러나 더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이 애니메이션 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당신은 중국인으로서 나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 자신을 탓하지 말고 안전하게 지내길 바란다"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또 "경찰에 모든 일식집을 폐쇄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키겠다"고 경찰을 비꼬는 네티즌도 있었다.

경찰의 권력 남용을 비난하고, 법치주의 결여를 한탄하며 점점 더 편협해지는 민족주의 정서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문화적 마녀 사냥은 더 이상 온라인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민족주의를 첫 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