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국내 산업화 신호탄?

등록 2022.08.17 08:29:04수정 2022.08.29 09:35: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24년까지 법 개정해 대마 성분 의약품 국내 제조 허용

35개 기업 헴프규제자유특구서 산업화 가능성 타진

동국제약·CTC·네오켄·파미노젠 등 제약바이오 참여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국내 산업화 신호탄?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정부가 의료용 대마의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직 합법화 안 된 국내 의료용 대마 산업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통해 2024년 12월까지 마약류관리법을 개정해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용 대마'(HEMP·헴프)란 향정신성 강도가 높은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를 매우 낮게 함유(0.3% 미만)한 대마 식물·추출물을 말한다. 환각성 있는 마리화나와 구별되는 비 환각성 소재다.

대마에서 추출한 CBD(칸나비디올)의 경우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전 세계적으로 식품, 음료, 식품첨가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CBD 성분 의약품인 '에피디올렉스'(소아 뇌전증 치료제)는 작년 매출이 4억6000만 달러(약 5500억원)에 달한다.

국내는 미국, 캐나다 등과 달리 이런 의료용 대마 사용이 합법화되지 않았고, 대마 성분 의약품은 공무·학술 목적으로만 사용 가능하다. 희귀난치질환자에 한해서만 일부 허용된 대마 의약품을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구할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국제적 흐름에 맞춰 의료 목적 허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4년 12월까지 관련법을 개정해 대마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을 허용할 예정이다.

또 자기치료용 대마 성분 의약품을 휴대하고 출입국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2024년 12월까지 대마 의약품을 자기치료용으로 국내에 휴대 반입할 수 있는 승인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다.

최정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추진단장은 "이번 발표가 의료용 대마의 산업적 생산·유통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면서도 "여전히 넘어야 할 많은 규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헴프규제자유특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의료용 대마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특구다.

최 단장은 "현재 의료용 대마는 제한적으로만 규제가 풀린 상태다"면서 "금지된 의료용 대마의 소지·운반·보관을 완화한 게 이번 발표의 핵심이며, 의사 처방을 받은 대마 의약품을 해외로 이동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지만 다른 주요 부분의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금씩 열리는 의료용 대마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준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들은 의료용 대마의 산업화를 추진하는 경북 헴프규제자유특구에 입주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마를 바이오 소재 및 의료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연구 및 재배 중이다.

현재 헴프특구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35개사다. 한국콜마, 유한건강생활, 교촌에프엔비를 포함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동국제약 중앙연구소, CTC바이오, 네오켄바이오, 유셀파마, 파미노젠 등이 있다. 

최 단장은 "의료용 대마의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행위는 이 특구로 주소지를 옮긴 기업에 한해 그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대마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재배 허가를 받아 재배하거나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2개 뿐이었다"며 "헴프 특구는 미수정 암꽃과 잎에 대해 사용 허가를 받아 스마트팜 표준 재배 매뉴얼을 연구하고, 고순도의 CBD를 추출해 해외 수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의료 목적 제품도 개발해 전문기관에서 효능·안전성 시험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켄바이오는 대마 성분을 고순도로 추출·가공·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기술출자회사로, 대마에서 추출한 CBD를 원료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기업 파미노젠도 의료용 대마를 연구 중이다. 고품질 대마 재배를 위한 스마트팜 재배 실증, 칸나비디올 등을 원료로 한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

화일약품은 작년 4월 의료용 대마 퇴행성 뇌질환 관련 특허를 보유한 카나비스메디칼 지분 49.15%를 취득했다. 관계사 오성첨단소재가 획득한 지분(50.85%)을 합치면 카니비스메디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카나비스메디칼은 인체에 유익한 마리화나 주요성분과 CBD 중심으로 연구 중이다. 향후 국내 마리화나 관련 제품의 상용화가 입법화가 될 경우 치료제, 식의약품, 뷰티용 제품 등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2018년 1월 설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