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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로 26년간 키운 아들...아빠와 유전자 달라"

등록 2022.08.17 12:11:00수정 2022.08.17 1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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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연 인턴 기자 = 26년 전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은 아이의 유전자가 아버지와 일치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1996년 A씨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최근 아들의 유전자 검사를 해 보니 남편의 유전자와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 계기에 대해 "아이가 네다섯 살쯤에 간염 항체 주사를 맞은 다음 검사를 했는데 소아과 의사가 '아이가 A형인 거 알고 계시죠?'라고 했었다"며 "저희 부부는 둘 다 B형"이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시험관 시술을 했던 담당 교수에게 연락했고, 교수는 해외 자료라며 "시험관 아기한테는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 걱정할 것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담당 교수의 설명을 믿었던 A씨는 20년이 지난 뒤 성인이 된 아들에게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담당 교수와 병원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담당 교수는 몇 달이 지나도 답이 없고 병원 측에서는 "그 당시 자료가 없어서 도와드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A씨는 전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A씨는 결국 아들의 유전자 검사를 했다.

A씨는 "엄마의 유전자와는 일치하나 아빠의 유전자와는 일치하는 게 전혀 없는 걸로 나왔다"고 말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검사소 측에 돌연변이 사례를 보신 적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하더라. 그냥 주저앉아 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A씨는 시험관 시술 담당 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담당 교수는 A씨 둘째 아이의 시험관 시술을 담당했으며 산부인과 정기검진도 진행해 연락이 유지됐다고 A씨는 밝혔다. 그러나 병원에선 해당 교수가 정년퇴직을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변호사를 통해 좀 알아보니 싱가포르나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병원 실수로 이런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며 "실수 아니고선 어려운 상황이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는데 병원에서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저는 피해를 보고 있는데 가해한 사람은 없다 보니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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