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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휘청거리자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 100여개 도시로 확산" NYT

등록 2022.08.18 15: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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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이상 도시에서 미완공 부동산에 대한 대출금 상환 거부

'모기지 반란', 수십년 간 주택거품 직면한 中부동산 시장 뒤흔들어

[구랑(중국)=신화/뉴시스]중국 북서부 간쑤성 구랑현의 새로운 이주 커뮤니티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 2022.08.18.

[구랑(중국)=신화/뉴시스]중국 북서부 간쑤성 구랑현의 새로운 이주 커뮤니티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 2022.08.1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수십년 동안 부동산을 사는 것은 중국에서 안전한 투자로 여겨졌지만 이제 부동산은 중산층의 부의 기반이 아니라 불만과 분노의 원천이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역의 100여개 이상 도시에서 수십만명의 중국 주택 소유자들이 연합해서 완공되지 않은 부동산에 대한 대출 상환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사소한 시위마저 진압되는 나라에서 가장 널리 퍼진 공공 저항 행위 중 하나이다.

이런 움직임은 사실 일찍부터 드러났어야 했지만, 그동안 코로나19 봉쇄, 여행 제한 등으로 인해 늦은감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경제는 수십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 공장들이 만들어낸 물건은 세계에서 덜 팔리고 있고, 소비자들은 집에서 덜 소비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재정적이 차질을 가중시키는 것은 특히 취약한 부문인 부동산 문제이다.

중국 중부 후난성의 주택 소유자들은 지난 7월 현지 관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생활이 극도로 어렵고 우리는 더 이상 매달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우리는 필사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모기지 파업(mortgage strike)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적었다.

'모기지 반란'은 수십년에 걸친 주택 거품의 여파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다. 또 중국의 사회 안정과 지속적인 번영에 대한 메시지로 올해 말 당 대표로 3선 연임을 향해 달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원치 않는 문제를 야기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로 인한 관심을 제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초기 모기지 파업 소동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뒤 정부는 인터넷 검열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모기지 파업의 영향은 이미 확산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 저장소인 깃허브(GitHub)의 크라우드소싱 리스트인 '위 니드 홈(We Need Home)'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 집단이 보이콧을 시작하거나 보이콧을 하겠다고 협박하는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326건에 달했다. ANZ리서치는 보이콧이 은행 대차대조표에 있는 약 2220억달러의 주택 대출 혹은 미상환 모기지의 약 4%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모기지 파업의 이면에 있는 다른 모멘텀도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경제 문제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부 허난성의 한 지방은행이 인출을 동결하자, 예금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대졸자들은 청년 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자리 최대 제공 공급자인 중소기업들은 코로나 봉쇄의 지속적인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랑(중국)=신화/뉴시스]한 중국인 여성이 개인 소지품을 들고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구랑현에 있는 새 아파트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2022.08.18.

[구랑(중국)=신화/뉴시스]한 중국인 여성이 개인 소지품을 들고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구랑현에 있는 새 아파트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2022.08.18.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남부 기술중심지인 선전을 방문해 경기회복을 위한 "긴급 의식"을 촉구했다. 그러나 부동산 부문은 독특한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 활동의 약 3분의1을 견인하고, 주택은 가계 자산의 약 70%를 차지하므로 대부분의 중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라 할 수 있다. 중국은 2020년 주택 소유자들이 아파트를 짓기 전에 구입하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자들의 과도한 차입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활발한 건설 프로젝트를 유지하기 위해 부채에 쉽게 의존했던 많은 건설사들의 자금난을 야기했다.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에버그란데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고, 그 영향은 건설업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달 건설사와 조경업 등 부동산 부문에 서비스와 물자를 제공하는 수백 개의 회사들은 정부 당국에 "수개월 동안 대금을 받지 못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허난성의 정저우시에 있는 미완공 아파트 단지의 소유주들은 지난달 현지 은행과 정부 관리들에게 보낸 공문에 "개발업자들이 건설을 끝내지 않으면 8월 말에 모든 소유주들이 강제로 대출금 상환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정저우의 지방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구제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달 중국의 최고 통치 기구인 정치국은 지방 정부들이 미완성 건물을 확실히 완공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모기지 보이콧은 더 큰 문제의 일부"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수십 년 동안 부풀어 오른 중국의 주택 거품이 꺼지는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개발업자들에게 충분한 자본을 제공한다고 해도, 기본주택들은 여전히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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