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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5000억…최태원 SK 회장, 글로벌 에너지 사업 '박차'

등록 2022.08.19 06:16:00수정 2022.08.19 07: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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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전방위 투자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수혜 전망

핵심 기술 확보로 신사업 발굴 속도

[워싱턴DC=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7.26.

[워싱턴DC=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7.26.



동효정 기자 = SK그룹이 사흘 만에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확대한다.

신재생 에너지는 최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가운데 핵심 사업으로 꼽으며 지속 강조한 분야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그룹은 물론 계열사별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제로' 조기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전방위로 투자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를 인수한다고 전날 밝혔다.

아톰파워는 '솔리드스테이트 서킷브레이커'(전력반도체로 제어되는 회로차단기) 기술을 개발해 미국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전기차(EV) 충전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SK는 아톰파워의 기술이 자사가 에너지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SK는 "아톰파워의 기술은 분산 전원 솔루션 확보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향후 EV 충전 인프라부터 가정용과 상업용 건물을 아우르는 시장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에도 SK는 소형모듈원전(SMR) 업체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업계 혁신 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이라는 평가받는다.

SK의 테라파워 투자는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관련 투자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이번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온 친환경·신재생 등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탄소중립) 조기 달성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빌 게이츠 공동 이사장(오른쪽 두번째)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오른쪽 세번째),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오른쪽 끝),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왼쪽 끝)이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빌 게이츠 공동 이사장(오른쪽 두번째)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오른쪽 세번째),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오른쪽 끝),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왼쪽 끝)이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회장은 그동안 친환경 산업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2030년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 정도인 2억t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최 회장은 "최근 주요국의 기후펀드 규모가 2배씩 성장하는 등 글로벌 자산이 탄소중립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안 등이 담긴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통과되면서 최 회장의 투자 안목이 통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투자한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이 이번 법안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거론되면서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에서도 테라파워가 IRA의 직·간접적인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꼽히고 있다.

IRA는 청정 수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에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태양열이나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구동되는 전해조로 생산된 수소 1㎏당 3달러의 생산세를 공제해준다.

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가 만든 합작사 '블룸SK퓨얼셀', SK E&S와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1월 설립한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도 IRA 통과에 따른 낙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 김무환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아톰파워 인수 등을 통해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 삼아 에너지솔루션 플랫폼 구현과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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