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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돈을 빼내는 기술...세금의 흑역사

등록 2022.08.19 05:00:00수정 2022.08.19 08: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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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세금의 흑역사 (사진=세종서적 제공) 2022.08.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세금의 흑역사 (사진=세종서적 제공) 2022.08.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문명과 국가의 동력은 바로 세금이었다. 기원전 2500년 수메르 점토판에 남은 기록은 세금 납부 영수증이다. 거기서 500년이 흐르면, 탈세한 밀수품을 들여오다 감옥에 갇히는 상인이 등장한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은 세금과 경쟁하고 숨바꼭질을 해왔다. "세금은 불공평만큼 기분 나쁜 것"이라고 한 사회계약설의 토머스 홉스가 간파했듯이, '내 거'에서 떼어내 바치는 행위는 불공평만큼이나 참기 어려운 것이다.

책 '세금의 흑역사'(세종서적)는 국가와 시민 간에 영원한 도전과 응전이었던 세금이 어떻게 역사 속에 기록됐는지, 그리고 현실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거 사건들이 어떤 단서를 제공할지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경제학자인 이 책의 두 저자 모두 미국세무협회 공로상 수상자로 어려울 법한 경제사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데 재능이 있다. 저자들이 이그노벨상을 받은 논문 주제는 '상속세율이 떨어질 것 같으면, 세금을 덜 내려고 사망 신고를 천천히 한다'였다.

이 책은 수직적 형평성과 수평적 형평성 등 공정의 문제, 조세 귀착, 효율성과 최적 과세, 세금 징수자, 조세 정책과 미래 과제 등의 주제를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담아낸다.

사람들은 창문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면 창문을 막아버린다. 난로 숫자에 따라 세금을 매기면 난로 개수를 줄인다. 미완성 건물에 세금을 감면하면 일부러 건물을 짓다가 만다. 집이나 상점의 폭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면 세금을 낮추려고 집을 로켓 모양으로 길쭉하게 짓는다(로켓 주택). 세금 징수원이 나타나면 재빨리 집을 해체한다(이탈리아 전통 석조 주택 트룰리).

남미, 인도,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 사례를 포함하는데, 한국과 관련해서도 세 차례 언급이 있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한국이 선진국들의 조세 기준보다 상대적으로 세금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연말정산에서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목적세를 많이 걷는 조세 정책의 효과를 가늠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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