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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일 우크라가 자포리자 원전에서 '사고'칠 것"

등록 2022.08.18 21:13:38수정 2022.08.19 08: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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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우크라 있을 때 러시아 소행으로 둘러씌우기

위한 도발"

[AP/뉴시스] 단지 포격이 발생한 이틀 후인 8월7일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전경

[AP/뉴시스] 단지 포격이 발생한 이틀 후인 8월7일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전경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 연일 포탄이 날아드는 가운데 18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 군이 다음날 원전을 타깃으로 '도발 행위'를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우크라를 방문하는 것을 기화로 '인재' 핵사고를 일으켜 이를 러시아 소행으로 뒤집어씌우려는 속셈이란 것이다.

원전이 소재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의 드니프로강 맞은편 도시인 니코폴에서 원전에 포격을 가해 사고를 친다는 말로 '작은 사고'가 핵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니코폴은 2주전 5일부터 자포리자 원전 포격사태가 난 후 자주 언급되는 도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 침공 20일째인 3월15일 넓은 자포리자주 가운데 북부 강변의 원전 단지만 따로 떼어서 기습점령했다.

남부가 흑해에 닿아있는 자포리자주는 현재 60% 가까이가 러시아군 통제에 놓여있다. 원전 기술자 거처를 위해 만들어진 도시 에네르호다르가 점령지 북단이며 주 수도로 더 북쪽의 강변 도시인 자포리자시는 우크라 통제 아래 있다.

500명의 러시아군 감시 아래 원전은 우크라 기술자들에 의해 운전되며 우크라 도시에 전기를 공급해왔다. 포가 6기의 원자로에 맞기라도 하면 용융 사태의 핵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원전 주변에 대포를 쏟아대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가 원전을 탈환하기 위해 이런 위험천만한 공격을 행한다고 말하고 있고 우크라는 러시아군이 원전에서 맞은편 니코폴이나 마르하넷츠를 포격한 뒤 이를 둘러대기 위해 원전 주변을 또 포격했다는 것이다.

우크라는 더 나아가 러시아가 원전 생산 전기를 우크라 도시에 송전하지 않고 대신 병합한 남쪽 크름반도로 연결 전송하기 위해 원전 전선망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유엔과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및 국제사회가 크게 우려하는 가운데 아직 원전 단지 내에 포가 본격적으로 날아와 사상자가 발생하고 주요 시설이 파괴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맞은편 니코폴시는 전선에서 떨어진 중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키주 영토인데 갑자기 10명 이상의 시민이 폭사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의 '도발'을 선수쳐서 폭로하면서 원전 내에 중화기 류는 전혀 배치하지 않고 단지 경비 병력만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방사능생화학군 책임자는 자포리자 원전이 포격으로 백업 지원망이 망가졌다면서 포격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원전을 폐쇄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우크라 도시의 전기공급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한 것인데 책임자 더 나아기 이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방사능이 "폴란드, 독일 및 슬로바키아로 날아간다"고 말했다.

우크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장 러시아군이 원전에서 퇴각하고 원전을 본래 주인인 우크라에 인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 유럽연합, 나토 및 일본, 호주 등 50여 개 국은 러시아군의 원전 퇴각을 촉구했다. 이는 원전 내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요원이 들어가는 것을 즉각 허용하라는 초기 요구에서 진전된 것이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및 젤렌스키 대통령을 서부 리비우에서 만나 우크라 곡물수송 사안을 주로 논의할 전망이지만 이보다 긴박한 현안이 된 자포리자 원전 문제를 도외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IAEA 요원 접근 즉각허용과 원전 단지내와 외곽의 비무장화를 촉구해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리비우를 거쳐 19일 남서부 오데사 항을 찾는다. 이 타이밍을 이용해 우크라가 자포리자 원전에 '도발'의 사고를 친다는 것이 러시아 주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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