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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리매매 시작한 테라셈, 개미들 손실 어쩌나

등록 2022.08.19 09:38:53수정 2022.08.19 09: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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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주식가, 약 200억 증발 추정

결국 정리매매 시작한 테라셈, 개미들 손실 어쩌나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감사의견 거절에 대규모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났던 테라셈이 결국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가 시작됐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황에서 반기보고서를 미제출한 것이 타격이 됐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오전 9시10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라셈은 85.56% 급락한 20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 거래제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정리매매는 일반 종목 거래와 달리 30분 단일가로 이뤄지나 30% 이상으로도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

테라셈은 이미지센서, 카메라모듈, 블랙박스 제조기업이었다. 지난 2006년 6월 설립돼 2014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까지 흑자였으나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결국 지난해 3월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감사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은 "매출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투자기업 등과의 자금거래 및 이와 관련해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면서 "대체적인 절차로도 이를 확인하거나 검증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경영진 교체 후 약 1년만이라는 점이다. 2019년 10월16일 테라셈은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가 어려워져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은 것이다.

첫 3자배정 대상자는 배양에너지였으나 관광모노레일로 변경됐고, 관광모노레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이학우 대표이사가 2020년 3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관광모노레일은 최초 유상증자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했으나 이후 경영참여가 목적이라며 투자목적도 변경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대표 외 임원 1인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기업 회생이 어려워진 것이다. 금액은 횡령 194억원, 배임 270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총합하면 464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테라셈의 자기자본의 400.12%에 해당된다.

이후 회사의 상황은 매우 악화됐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채권자들의 소송으로 가압류가 진행됐고 전 대표이사의 퇴직금 청구 소송 등으로 부동산 강제매각 등이 이뤄졌다.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새로운 최대주주가 나타나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7일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정리매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정리매매가 일시적으로 보류된 상황이었다.

가처분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리매매가 시작된 것은 보고서 미제출이다. 상장규정 제53조 제1항제6호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보고서를 법정제출기한 내 미제출할 경우,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테라셈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 1분기 보고서, 상반기 보고서 등을 미제출한 상황이다.

거래소는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절차 보류와는 무관하게 추가적인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 경우 별도의 이의신청 절차 없이 곧바로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약 4000명의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지난해말 기준 테라셈의 소액주주는 385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테라셈의 총 발행주식의 74%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정지 전 약 231억원 규모였던 소액주주들의 주식가격이 정리매매로 약 200억원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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