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 이후 자석낚시 흥행...수류탄도 쇼핑 카트도 낚는다

등록 2022.08.19 15:25: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美서 한창 인기몰이 중인 자석 낚시

자전거·총기·수류탄 등 강에서 다양한 금속 폐기물들 낚아

자석 낚시로 수질 오염·생태계 관심도 상승…긍정적 전망

[서울=뉴시스]미국 조지아 주 육군 초소인 포트 스튜어트에서 자석 낚시를 하는 장면<사진 출처 : Outdoors Weekly 유튜브 캡쳐> 2022.08.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조지아 주 육군 초소인 포트 스튜어트에서 자석 낚시를 하는 장면<사진 출처 : Outdoors Weekly 유튜브 캡쳐> 2022.08.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총기, 쇼핑 카트, 그리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병뚜껑들…. 이들은 올해 여름 동안 자석 낚시꾼들이 발견한 물건들 중 일부이다. 자석 낚시는 이름 그대로 자석을 이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으로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자석 낚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이번 여름에도 자석 낚시꾼들은 맹활약 중이다. 자석 낚시꾼들은 미국 조지아 주 군사기지의 강에서 로켓을 꺼내 벌금을 무는 한편 메인 주의 강에서는 2만 파운드 가량의 금속을 수거해 상을 받기도 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에 보도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는 고출력 자석을 붙인 합성 로프를 이용해 물에서 빈티지 자전거나 오래된 화기들을 건져내는 영상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자석 낚시를 5, 6년가량 해온 벤 뎀착은 가장 흔히 발견되는 것들은 그리 재미있는 물건들이 아니라고 한다.

뎀착은 "사람들은 오히려 곳곳에 폐기된 조각들을 놓치곤 한다"고 말했다. 뎀착은 결국 2020년 8월 자석과 자석 낚시 세트 회사인 크라토스 마그네틱스(Kratos Magnetics)를 설립했다.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자석 낚시는 가장 기본적인 키트가 온라인에서 20달러(약 3만원)면 구매 가능할 정도로 저렴한 실외 활동이다. 비싸지도 않고 시작하기도 쉬운 이 취미에 수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뎀착에게 주문과 메일이 물밀듯이 들어온다. 그는 수요가 너무 많아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뎀착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총기를 발견한 사람이 업로드한 자석 낚시 영상을 보고 이 취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발견되는 물건들이 어떻게 거기까지 다다르게 되었는지와 그걸 발견하는 데에서 오는 스릴에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특히 자석 낚시꾼들은 수로를 정화하는 것이 활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한다.
[서울=뉴시스]미국 조지아 주 육군 초소인 포트 스튜어트에서 자석 낚시를 하던 도중 발견된 로켓<사진 출처 : Outdoors Weekly 유튜브 캡쳐> 2022.08.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조지아 주 육군 초소인 포트 스튜어트에서 자석 낚시를 하던 도중 발견된 로켓<사진 출처 : Outdoors Weekly 유튜브 캡쳐> 2022.08.19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람보다 총기가 많은 미국에서는 강이나 개울에서 총기를 발견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때때로 칼, 수류탄, 그리고 탄약도 발견된다. 41만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이자 자석 낚시꾼인 한 미국인은 일행 2명과 함께 자석 낚시가 금지된 조지아주 육군 초소인 포트 스튜어트의 강에서 86개의 로켓과 탄약 등을 건져 올려 벌금을 물었다. 7월에는 또 다른 2명이 미 뉴저지주 북부에 위치한 파세익 강에서 터지지 않은 군용 포탄을 발견하기도 했다. 2021년 5월에 한 남성은 켄터키의 클락스 강에서 수류탄을 발견했다고 한다.

인디애나주 노블스빌에 거주하는 엔젤 린 카본(50)은 1년 전부터 자석 낚시를 시작하여 틱톡에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낚싯바늘로 덮여 있던 자택 근처 호수 바닥은 이제 깨끗해져서 사람들이 다시 수영을 하러 호수를 찾기 시작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 힘들었던 그에게 이 취미가 마치 심리 치료 같다고 한다. 자석 낚시를 하면 물에서 얼마나 무궁무진한 것들이 나올까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본인이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한 그는 이 활동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한다.

미 시카고에 위치한 로욜라 대학의 티모시 호엘레인 교수는 오염에 관한 연구를 하는 수중 생태학자이기 때문에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는 연못, 강, 시내 등에 폐기물이 얼마나 많은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강에 쓰레기를 버려왔다. 이런 강이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 각종 쓰레기를 처리하는 장소로 이용된다"며 "쓰레기가 흘러가면서 강 하류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의 업무에는 시카고, 토론토, 매사추세츠 지역의 시내나 강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포함된다. 이때 그가 발견하는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 봉지, 플라스틱 병, 알루미늄 캔과 같은 일회용 제품들이다. 그는 활, 화살이나 총알들도 발견한 적은 있지만 총기는 보지 못했다고 한다.
 
금속 폐기물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야생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생물들의 통행을 막거나, 잠재적 독성 화학 물질을 함유할 수도 있으며 추가로 오염 물질을 흡수할 수도 있다.

호엘레인 교수는 비록 수역에서 금속을 제거하는 것이 환경 문제에 있어 가장 급선무가 아닐지라도 자석 낚시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활동들을 함으로써 사람들은 강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수역은 정말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지만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생태계를 더 소중히 생각하고 쓰레기 처리 장소가 아닌 자산이라고 여기게 된다면 공동체와 교육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프리 다이버였던 케에시 데이오(32)는 항상 물과 가깝게 지내왔다. 리버 보트 캡틴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미국의 미시시피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1년 전부터 자석 낚시를 시작했다.

그가 자석 낚시를 하는 미국의 북부 캘리포니아는 과거에 그녀가 다이빙했던 물보다는 더 탁하고 악취가 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새로운 취미는 그녀로 하여금 물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유튜브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그가 하는 활동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종종 자신의 도구를 건네주면서 이들에게 직접 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