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조이 알렉산더 "재즈 천재? 음악은 그 자체로 말하죠"

등록 2022.08.30 10: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인도네시아 발리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12세에 그래미 후보

10월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첫 내한

[서울=뉴시스] 조이 알렉산더. 2022.08.30. (사진 = Stevie Chris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이 알렉산더. 2022.08.30. (사진 = Stevie Chris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천재는 비장함보다 즐거움이 깃들어 있으며, 연주를 강렬한 체험으로 만든다는 것.

인도네시아 발리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조이 알렉산더(19·Joey Alexander)가 새삼 깨닫게 한 진리다. 2015년 음반 '마이 페이버릿 싱(My Favorite thing)'으로 이듬해 '제5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즉흥 재즈 솔로와 재즈 연주 음반 후보로 지명됐을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2세였다. 시상식에서 그의 연주는 그날 쟁쟁한 뮤지션들 무대 중 가장 호평을 들었다.

뉴욕타임스는 '마이 페이버릿 싱'에 대해 "세련된 하모니 색깔과 역동적인 감성으로 알렉산더가 사려 깊은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음악가임을 보여준다"고 봤다. 기술이 절정에 달한 성인 재즈 뮤지션도 듣기 힘든 평가다.

신동에서 이제 엄연히 재즈 신(scene)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알렉산더가 첫 내한한다. 오는 10월 1~3일 경기 가평 자라섬과 가평읍내에서 열리는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트리오 구성으로 한국 팬들을 처음 만난다. 3년 만에 정상 운영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무대다. 알렉산더는 두 번째 날 '재즈 아일랜드'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알렉산더는 정식으로 재즈 교육을 받지 않았다. 재즈 애호가 겸 아마추어 연주자 아버지가 들려준 재즈 음반들을 통해 재즈에 흥미를 가졌다. 루이 암스트롱, 델로니어스 몽크,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 마일스 데이비스, 윈튼 마살리스 등 재즈 거장들의 음악이 '플레이 리스트'였다.

알렉산더는 6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선물 받은 미니 키보드를 갖고 놀며, 독학으로 재즈를 익히고 이해했다. 8세 때인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유네스코 대사 허비 행콕의 눈에 띄어 자바 재즈 페스티벌, 코펜하겐 재즈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했다.

10세 때인 2013년엔 우크라이나의 유명 재즈 페스티벌 '마스터-잼 페스트'(Master-Jam Fest)에서 대상을 받았다. 모든 연령대의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귄위 있는 축제였다. 또 2014년엔 재즈 거장 윈튼 마살리스의 초청으로 뉴욕의 재즈 성지 '재즈 앳 링컨센터'에서 연주를 한 뒤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데뷔 음반 '마이 페이보릿 싱스'로 천재 탄생을 알렸고, 대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두 번째 음반 '카운트다운(Countdown)'으로도 '그래미 어워즈'에 '최우수 즉흥 재즈 솔로' 후보로 지명되며 지금까지 이 시상식에서 세 번 노미네이션됐다.

알렉산더는 내한 전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신동이라 불렸지만 "그것을 마음에 두지 않았고, 항상 다른 뮤지션들과 같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 나이와 상관 없이 투어, 녹음 그리고 음반 제작을 하죠. 항상 제 초점은 음악에 맞춰져 있었어요. 사람들은 저를 원하는대로 부를 수 있지만, 음악은 그 자체로 말합니다."

다음은 알렉산더와 나눈 일문일답.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나요?

[서울=AP/뉴시스] 2016년 조이 알렉산더 모습

[서울=AP/뉴시스] 2016년 조이 알렉산더 모습

"한국을 방문해 공연하는 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제 친구인 존 데이비스(John Davis), 크리스 펀(Kris Funn)과 함께 처음으로 제 음악을 여러분과 나눌 수 있게 돼  매우 기뻐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돼 영광입니다."

-현재 트리오로 투어 중입니다. 연주 프로그램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최근 발매한 새 앨범 '오리진(ORIGIN)' 수록곡을 연주할 거예요. 존, 크리스와 여행을 해왔는데 그들이 자신들의 악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듣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 덕분에 아주 어린 나이에 재즈를 접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아버지는 집에서 온갖 종류의 음악을 연주해 주셨어요. 제가 직접 음악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셨죠. 아버지는 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허비 행콕 앞에서 처음 연주했을 때를 기억하나요? 미국 전 대통령들인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앞에서도 연주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 순간은 언제였나요?

"허비 행콕 앞에서 연주한 것이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시작이었어요. 웨인 쇼터(Wayne Shorter), 에스페란자 스팔딩(Esperanza Spalding)과 함께 미국 대통령들 앞에서 공연하거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하는 것 역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죠. 특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대나 녹음실에서 뮤지션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에요. 이것들이 저를 계속 달려오게 했어요."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 공연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전 수천 명의 관객들 가운데 혼자 있었어요. 아마 대다수의 관객분들은 재즈를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겁니다. 그것이 제가 그날 밤에 가장 기억하는 부분이에요. 그날 밤, 저는 그저 음악을 연주했어요."

[서울=뉴시스] 조이 알렉산더. 2022.08.30. (사진 =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이 알렉산더. 2022.08.30. (사진 =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가까운 미래에 가장 공연하고 싶은 나라나 장소가 있나요?

"전 제 음악을 나누기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다만 음악가들이 항상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전쟁 중인 국가는 아닐 겁니다."

-한국에선 신동이라고 일컬어지는 순간 더 혹독한 훈련과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반면 당신은 항상 자유롭게 즐겼던 것 같아요. 세상이 젊은 연주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래나 젊은 연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전 규율이 있는 자유를 믿습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비판적이고, 제가 목표한 곳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하죠. 젊은 연주자들은 안주하지 말고 '음악의 역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겸손과 헌신이 중요하죠."

-다음 앨범에 대한 밑그림이 나왔나요?

"이전과 달라야 하죠. 새로운 오리지널 곡을 쓰고 있어요."

-재즈는 무엇인가요?

"재즈는 그냥 재즈예요. 그건 그저 사운드와 같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