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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 11명중 9명 해외출장…2달넘게 보고서 미제출

등록 2022.09.26 07:00:00수정 2022.09.27 17: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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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미국·싱가포르·호주로 위원 11명 중 9명 해외 출장

2달 넘도록 출장보고서 공개 안 돼

사감위 "사행산업 대응전략 조사차 출장 진행"

권익위 '해외출장시 계획서·결과보고서 공개' 권고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춘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예산정책처장 시절인 지난 2017년 11월7일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7.11.0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춘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예산정책처장 시절인 지난 2017년 11월7일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뜸했던 국가 기관들의 해외 출장이 늘어난 가운데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억대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자체 취재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사감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춘순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회 총 11명 중 9명이 지난 7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미국, 싱가포르, 호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가장 먼저 ▲김춘순 위원장을 포함한 6명이 7월6일~11일까지 미국을 다녀왔고 ▲김진숙 위원 등 5명이 7월18일~22일까지 싱가포르를 ▲이재영, 조윤오 위원 등 5명이 8월1일~5일까지 호주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2월 출범한 5기 사감위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2월까지다.

출범 후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이번 사감위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감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요국의 사행 산업 대응전략 조사 및 4차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 조사를 위해 해외 출장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감위가 해외 출장에 나선 때는 한창 코로나19가 확산되던 때였다. 7월16일 일일 확진자수가 4만432명에서 7월19일 7만6378명으로 더블링에 가깝게 늘었던 시기다.

해외주요국의 코로나19 대응전략을 조사하기 위한 출장이었다고 하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시기에 사감위원 11명 가운데 9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출장을 강행했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따른다.

국외 여비로 진행한 해외 출장비용도 총액이 억대에 달한다.

6명이 떠난 미국 출장에 쓰인 예산은 7129만6890원이고, 호주(3393만40원), 싱가포르(2477만9910원)에도 수천만원이 사용됐다.

참고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미국(라스베가스, 애리조나) 출장 경비는 1534만7160만원이었다. 당시 출장자는 3명이었으나, 물가 인상과 출장 인원을 고려해도 예산이 크게 늘었다.

사감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항공료가 크게 상승한 부분이 있다. 또 숙박료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전체적인 경비 상승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국외 출장보고서도 마지막 호주 출장을 다녀온 뒤 한 달이 넘도록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라스베이거스의 명소 스트립 거리의 리조트 월드 호텔 에서 지난 해 6월 24일 코로나19 유행중에도 카지노를 개장하자 초만원으로 몰려든 손님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2.07.18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라스베이거스의 명소 스트립 거리의 리조트 월드 호텔  에서 지난 해 6월 24일 코로나19 유행중에도 카지노를 개장하자 초만원으로 몰려든 손님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2.07.18

사감위 측은 담당 부서 인사로 인한 업무 파악 등의 이유로 출장보고서 제출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8월 말까지 제출하겠다던 출장보고서는 지난 9월 23일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해외 출장 국가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장소와 일정, 면담자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임명된 위원들이 내년 상반기 퇴임을 앞두고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사감위 감독을 받는 유관 기관이 이번 해외 출장에 동행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사감위는 해외 출장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사감위 감독 대상 기관인 마사회와 GKL,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등 유관 기관들은 이번 해외 출장에 동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호주에 있는 시설 관계자들에게 방문 관련 협조 요청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있으나, 해당 기간 사감위 출장에 동행한 직원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지난 7월 과학기술 분야 27개 공공기관 부패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외출장시 공무국외여행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기관 누리집에 공개토록 권고했다.

권익위는 당시 "공무국외여행 후 결과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는 근거가 없어 어떤 목적으로 무슨 업무를 했는지 등이 투명하지 않았다"며 "권익위는 공무국외여행의 필요성, 출장자 적합성, 출장시기 적시성, 출장경비 적정성 등 세부적인 심사기준을 마련토록 했다"고 밝혔다.

사감위는 당시 평가 대상 기관은 아니었으나 공공기관으로서 국외출장의 투명성을 강조한 권익위의 권고사항을 제대로 지켰는지 부패영향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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