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연기·아시안컵 포기한 中 탁구대회는 연다
아시안게임 연기한 중국, 탁구대회는 강행
자국 강한 탁구만 개최…약한 축구는 회피
시진핑 연임 앞두고 스포츠 활용 의도 의심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아파트 단지 내 탁구장에서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2022.02.03. [email protected]
2022 국제탁구연맹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흘간 중국 청두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개최는 예상 밖이다. 코로나19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이 대회를 연기하거나 포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정부는 대회 개최를 강행했다.
중국 당국은 특정 장소에 경기장, 숙소, 식당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춰 놓고 별도 외출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버블 콘셉트'로 대회를 치를 예정이기는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중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뉴시스]탁구 국가대표팀. 2022.09.25.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제로 코로나' 방침 탓에 중국 정부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잇달아 연기하거나 포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최 시점은 올해 9월에서 내년 9월로 1년 늦춰졌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내년 6월 개최 예정이던 아시아인의 축구 축제인 아시안컵은 아예 개최를 포기했다.
그랬던 중국이 유독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만 개최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의도가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를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자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탁구 종목 대회는 예정대로 개최함으로써 자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사마르칸트=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 전체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2022.09.16
이런 상황에서 아시안컵을 굳이 개최할 경우 중국 대표팀이 자국에서 다른 나라에 참패를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른바 '축구 굴기'를 표방해온 시진핑 주석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할 수 있다.
체육계도 중국의 이 같은 행태를 이미 알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중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들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와중에도 세계탁구선수권만은 '탁구 최강국' 답게 강행을 선택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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