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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석방 포로 "개보다 못한 취급…살아서 못 올 줄 알았다"

등록 2022.09.26 06:15:42수정 2022.09.26 17: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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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서 항전했던 에이든 애슬린

4월 투항-사형선고-5개월 만에 석방

구타에 흉기 찔려…귀 자르겠다 위협도

화장실도 없고 이 들끓는 감방서 지내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 제창 강요 받아

[도네츠크=AP/뉴시스]지난 6월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영토의 법정 철창 뒤로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이 앉아있다. DPR 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용병으로 활동하다가 포로로 잡힌 영국인 2명, 모로코인 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도네츠크=AP/뉴시스]지난 6월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영토의 법정 철창 뒤로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이 앉아있다. DPR 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용병으로 활동하다가 포로로 잡힌 영국인 2명, 모로코인 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군에 붙잡혀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가 최근 포로 교환에서 석방된 영국 시민이 억류돼 있던 기간에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고 첫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구타와 흉기에 찔리는 등 자신이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암울했던 상황을 낱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던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은 25일(현지시간) 더 선 인터뷰에서 5개월 간의 끔찍했던 시간과 러시아군의 만행을 진술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2인용 감방에 감금돼 있었으며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매트 위에서 잠을 잤고 화장실이 없어 빈 병을 사용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빵과 물 만으로 3주를 버티기도 했으며 감옥에서 나올 수 있는 시간은 선전을 하거나 전화를 받을 때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국 시민이라는 것이 확인된 후엔 얼굴을 주먹으로 맞았다고 했다.

다른 포로들과 함께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를 부르도록 강요 받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벌을 받을 것이란 위협도 받았다고 토로했다.

잦은 구타와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삼지창 문신을 들켰을 때 구타 당했고, 귀를 자르겠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칼로 등을 찔렸고 이 때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 러시아인이 "빨리 죽고 싶은지, 아니면 아름다운 죽음을 원하는지' 물었다고 떠올렸다.

사형을 선고 받았을 땐 울고 싶었지만 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말 그대로 생존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어머니 및 약혼녀와 재회환 뒤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한다.

애슬린은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중대로 이뤄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포로 교환에서 석방됐다. 이 때 석방된 이들 중엔 애슬린을 비롯해 존 하딩, 딜런 힐리, 앤드루 힐, 숀 핀너 등 영국인 5명이 포함됐다.

그는 2018년 우크라이나 여성과 사랑에 빠져 우크라이나에서 새 삶을 살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참전했고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였던 동남부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 붙잡혔다.

이후 친러시아 자칭 도네츠크공화국(DPR)에서 핀너, 모로코인 이브라힘 사둔과 함께 용병 활동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DPR 당국은 형이 확정될 경우 비공개 총살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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