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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난달 역외서 60억8000만 달러 순매입…올해 최대

등록 2022.09.26 10:25:09수정 2022.09.26 11: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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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8월말 외환보유액이 4364억3000만 달러로 전월 보다 2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2.09.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8월말 외환보유액이 4364억3000만 달러로 전월 보다 2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2.09.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해외 투자자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순매입한 달러 규모가 6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비거주자의 NDF 순매입 규모는 60억8000만 달러(잠정치)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일평균 종가(1320.40원) 기준으로 약 8조28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에 베팅하는 역외 세력의 투기적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은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환율과 만기 시 현물환율 간 차액만을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 거래를 말한다. 차액만 결제하는 특성상 레버리지 효과가 높아 환차익을 획득하기 위한 투기적 거래에 주로 이용된다.

문제는 역외 NDF 거래가 외환시장의 현물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 투기세력이 국내은행으로부터 NDF를 대량 매입하면 국내은행은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현물환을 매입하게 되고, 이때 현물환율에 즉각 반영돼 환율이 오르는 구조다.

지난 달 원·달러 환율은 월초 1304.7원에서 출발해 월 중 1350.4원까지 치솟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잭슨홀 미팅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는데, 이 과정에서 역외 투기 세력까지 가세해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결과다.

해외 역외 투자자들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NDF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5월 순매도 규모는 89억5000만 달러, 6월 13억8000만 달러, 7월 117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들은 지난달 순매입으로 돌아서며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도 가팔라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거래가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NDF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당국의 일시적 구두 개입 보다는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성국 의원은 "앞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더 확대되고 환율 1500원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국의 모니터링만으로는 투기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외환시장의 불안이 금융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당국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국민연금과의 1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에 이어 수출입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원·달러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 진정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0원선도 넘어서는 등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해 고공행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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