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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올가 "러시아 야망 탐욕 용납 안 돼...새로운 번역 필요한 국가"

등록 2022.09.26 11:06:23수정 2022.09.26 12: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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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다정한 서술자' 국내 출간

[서울=뉴시스]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 ©Karpati & Zarewicz / ZAiKS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 ©Karpati & Zarewicz / ZAiKS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먼 훗날 언젠가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우리의 컴퓨터 스크린이 꺼져 버리는 날이 도래할 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종이책이 다시금 가치 있고 바람직한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는 자택에 도서관을 만들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노벨상 수상 후 첫 에세이집 '다정한 서술자'를 낸 올가는 국내 민음사를 통해 한국 서점가에 돌아왔다.

26일 민음사와 서면인터뷰(번역 최성은)를 통해 그는 2년 전 폴란드에서 책을 출간할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책이 여전히 팬데믹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희망한다"며 "(코로나19) 초창기 만연했던 공포를 극복했지만 대신 전쟁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기후 재앙이라는 또 다른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다정한 서술자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다정한 서술자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전작 '헤르메스의 과업'에서 다른 문화의 해석가로서 번역가의 중요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올가는 '새로운 번역이 필요한 국가'로 러시아를 꼽기도 했다. 그는 "그들(러시아)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이웃 나라를 침략했는지 알 수 없고, 그들의 야망과 탐욕을 용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역설적인 의미에서 러시아야말로 현시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되어야 하는 나라"라고 했다.

현재 그는 노벨상 수상 상금을 일부로 '올가 토카르추크 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폴란드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환경 운동을 주로 한다. 가장 최근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시가 속한 돌니 실롱스크주의 헌법에 동물의 존재와 권한을 명시하게끔 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는 앞으로의 꿈은 "무책임한 인간의 활동으로부터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강과 산, 그리고 풍경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 ©Karpati & Zarewicz / ZAiKS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 ©Karpati & Zarewicz / ZAiKS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이번 책은 코로나 기간 중 발표한 에세이, 칼럼, 강연록 중 열두 편을 직접 선별해 묶어낸 결과물이다. 책에는 '다정한 서술자', '사인칭 서술자' 등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올가는 이에 대해 "내가 꿈꾸는 사인칭 서술자란, 극도의 전지적 시점을 가진 스토리텔러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서술자, 예를 들어 개구리의 관점에서 새의 관점으로 자유롭게 시점을 넘나드는 초월적 지위를 가진 서술자, 저자의 한계를 초월하는 서술자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지에서 지난 6월 출간된 '엠푸사- 자연주의 테라피 공포물'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그의 대표작이자 2018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방랑자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방랑자들'이 한 시대를 기록한 역사책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올가는 "이 책은 세상이 적극적으로 개방돼 있고, 세계화의 추세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여겨졌던 지난 시절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국경이 폐쇄되고 여행이 특관 같아져 버린 세계와 대비되는 '방랑자들'의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저는 앞으로도 천천히, 신중하게 작업할 생각입니다. 짜릿한 희열을 만끽하며 계속해서 많은 책을 읽고 있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터득하면서, 여전히 배우고 공부하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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