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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혐의 오거돈 재판…"사직서 제출, 말도 안 된다 생각" 증언

등록 2022.09.26 12:23:48수정 2022.09.26 13: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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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증인 진술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021년 6월 29일 오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법 법정에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6.2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021년 6월 29일 오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법 법정에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수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이 사직서를 받았을 당시 심정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당시 임기도 만료되지 않았었고 민선 6기(서병수 전 부산시장 임기)도 끝나지 않았는 데 사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26일 오전 10시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 전 시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오 전 시장도 수의를 입은 채 재판에 출석했다.

2018년 당시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이었던 김씨는 2017년 4월 1일부터 2018년 7월 9일까지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날 검찰이 2018년 6월 25일 서 전 시장의 주재로 열렸던 확대간부회의에서의 상황에 대해 묻자 김 전 이사장은 "회의를 마친 후 공기업 간부들은 남아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김홍태 전 시 기획행정관과 이병진 전 시 기획관리실장이 있었다"라면서 "당시 이 전 시 기획관리실장은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던 기억이 난다"라고 진술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을 거부할 수 없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서 전 시장의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했다"라면서 "이후 박모 전 시 정책특별보좌관과 장모 전 시 인사팀장이 사직서를 들고왔다. 당시 직원들이 사직서를 들고 (나에게) 찾아왔을 때 직원들도 얼마나 괴로웠을 것이겠나"라고 답했다.

김 전 이사장의 답변에 오 전 시장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볼펜을 가지고 무언가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오 전 시장 변호인단은 김 전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상황에서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거부하는 것에 대해) 심적으로 부담이 있었다"며 "사직서를 내라고 하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있나. 참 세상이 이렇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별말없이 응했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재판은 30여분 만에 마쳤다. 오후에는 최모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등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의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은 2018년 6월 오 전 시장 취임 초기 부산시 산하 25개 공공기관 대표 등 임원 40여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압박하고 이 중 9명에게서 사퇴서를 받아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 사건이다.

검찰은 오 전 시장과 취임 초기 핵심 측근이던 박모 전 정책특별보좌관과 신모 전 대외협력보좌관 등 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부산시장 재임 당시 자신의 보좌진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후 징역 3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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