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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435원 돌파…1500원도 시간문제(종합)

등록 2022.09.26 16:08:57수정 2022.09.26 16: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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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98포인트(0.04%) 내린 2331.33에 코스닥지수는 1.54포인트(0.20%) 내린 749.87에 장을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대에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2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98포인트(0.04%) 내린 2331.33에 코스닥지수는 1.54포인트(0.20%) 내린 749.87에 장을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대에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 후 곧바로 1420원을 돌파하더니 장중 1435원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원화 추가 약세 기대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등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9.3원) 보다 22.0원 오른 1431.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16일(1440.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화는 달러 대비 1.54%나 절하(환율 상승)됐다. 원화 가치는 2020년 3월 23일(-1.57%)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7원 급등한 1419.0원에 거래를 시작해 곧바로 1420.0원을 넘어섰다. 오전 11시10분께 1430원선 마저 내 준 후 오후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며 1435.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22일 기록한 연고점(1413.4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7일(1436.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이 급등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등 고강도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 급락,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아시아권 통화도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3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0.51% 상승한 113.77에서 등락중이다. 2002년 5월 이후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영국 정부가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자마자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큰 폭 하락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영국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경기 침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소득세와 인지세를 인하하고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등 1972년 이후 최대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하루 새 3.60% 떨어진 1.0858 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가 1.09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파운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등가)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로화도 독일 중앙은행인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의 금리인상 주장에도 불구하고 9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지표의 부진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9월 프랑스 제조업 PMI는 47.8로 예상(49.8)을 크게 하회했으며 독일 서비스업 PMI도 45.4로 시장 전망치(47.2)를 하회했다. 반면 미국 제조업, 서비스업 PMI는 예상치를 일제히 웃돌면서 유로화는 상대적인 경기개선 격차 확대 및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에 밀려 1.5% 하락 마감했다.

일본 위안화 역시 달러당 144엔선에 가까운 143.95엔을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0.33% 오르고 있다. 장중엔 144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 위안화도 홍콩 역외시장에서 전일대비 0.5% 오른 1달러당 7.164 위안선에서 거래중이다. 일본 엔화도 0.29% 오른 1달러당 143.96엔선에서 거래중이다. 장중에는 144엔을 돌파했다. 

미 연준이 내년에도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전세계 금융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큰 폭 인상 이후 지난 6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이론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는 필요 없다"며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를 받아오면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전제 조건이 맞지 않는데 체결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를 해결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처음부터 보험(통화스와프)을 가지고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먼저 해봐야 한다"며 고 말했다.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사실상 통화스와프 없이 환율 안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뉴욕 증시도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62%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72%, 1.8%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 최저치에 근접했다.

국제 유가도 폭락했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69% 하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2월물 브렌트유도 4.76% 급락한 배럴당 86.15 달러에서 마감했다. 
 
23일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68% 하락한 3.69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96% 상승한 4.203%로 치솟았다. 장중에는 4.263%까지 고점을 높였다. 2007년 10월 이후 근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파운드화 급락이 초래한 강달러 재개, 역내외 롱심리(달러 매수) 쏠림 현상 지속 등으로 1430원을 넘었다"며 "현 시점에서 저항선은 다음 빅피겨인 1500원 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 추가 상승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킹달러 현상을 자극하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역시 국채금리 급등에서 보듯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의 환율 방어 정책도 큰 실효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빨리 1450원 선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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