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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망 이용대가 애플·디즈니 내는데 구글·넷플 외면"

등록 2022.09.26 16:39:02수정 2022.09.26 17: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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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OA "국내법 규정 미비점 이용해 지급 않을 명분 찾아"

"대량 트래픽 유발에 대한 망 투자비 이용자에게 전가"

"'인터넷 무료' 인식 퍼지면 망 투자 않는 '공유지 비극' 발생"

통신업계 "망 이용대가 애플·디즈니 내는데 구글·넷플 외면"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국내 통신업계가 망 이용대가 지불을 외면하는 구글, 넷플릭스 등 일부 글로벌 대형 콘텐츠사업자(CP)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26일 망이용료법(전기통신법 개정안) 논의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일부 글로벌 CP는 고화질, 고용량 영상들이 인터넷 콘텐츠의 주류로 등장하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외면한 채 트래픽 전송에 필요한 네트워크 이용을 위한 비용 자체를 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망 무임승차법 논란의 핵심은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전달하기 위해 네트워크와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현실에서 이 비용을 수익자가 부담할 것인지, 선량한 일반 이용자가 추가 부담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망 무임승차방지법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할 때 대가 지불을 의무화하고 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름처럼 CP가 망 무임승차를 할 수 없도록 한다는 취지다.

KTOA는 "애플·디즈니·네이버·카카오·왓챠 같은 국내외 콘텐츠 사업자들이 경영을 몰라서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구글·넷플릭스와 같은 일부 글로벌 CP는 단지 해외 사업자로서 국내법과 규정의 미비한 점을 이용해 어떻게든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을 명분을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CP는 물건(콘텐츠)을 제작할 때 이미 돈(제작비)을 냈으니 그 물건을 전달(전송)하는 건 전적으로 택배회사(ISP)의 몫이라며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에 반해 그들은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의 품질(SD, HD, UHD) 차이에 따라 요금을 차등해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압도적으로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기업이 인터넷이라는 다른 기업들이 투자해 구축한 자산을 무료로 이용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ISP의 비용을 들여 구축한 자산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업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KTOA는 글로벌 CP가 망 중립성을 근거로 '인터넷망 이용은 공짜임을 뜻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망 중립성이란 ISP가 네트워크 상에서 모든 콘텐츠를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지, 콘텐츠를 무상으로 전달하라는 원칙이 아니라는 것이다.

KTOA는 "인터넷은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를 매개하는 동시에 이 모두를 고객으로 하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할 수 있다"며 "ISP가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관리 및 유지비용이 일반 이용자에게 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은 무료'라는 주장이 득세하면 어떤 ISP도 더 이상 네트워크를 관리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 그야말로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넷 네트워크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는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설로 합당한 대가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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