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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7% 육박"…이자 부담에 2030 영끌족 '패닉셀링' 시작?

등록 2022.09.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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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1·12월 자이언트스텝 예상…韓 연말 주담대 8% 육박 전망

연말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무리한 영끌족 이자 부담 '껑충'

기준금리 인상 반복되면 영끌족 매물 출회 더욱 늘어날 전망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가 4.38~6.829%까지 오르면서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하락했다.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를 조사한 이래 10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도 0.17% 떨어지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은 9년9개월만에 가장 컸다. 사진은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2.09.2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가 4.38~6.829%까지 오르면서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하락했다.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를 조사한 이래 10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서울 아파트값도 0.17% 떨어지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은 9년9개월만에 가장 컸다. 사진은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2.09.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7%에 근접하고, 올 연말에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른바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이 오는 11월 초 자이언트스텝인 기준금리 0.75%p(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도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으나, 집값이 하락하고, 대출 이자는 늘어나면서 2030세대 영끌족의 이른바 '페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거래가 사실상 끊기면서 금융 부담이 커진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가 23일 기준 연 4.38~6.83%로 나타났다. 지난 7월16일(연 4.21~6.12%)과 비교해보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71%p, 0.17%p 올랐다. 주담대 고정형의 금리지표로 주로 사용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연 3.64%에서 4.79%로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중순 일부 은행에서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가 채권 금리 진정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6%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다시 치솟으면서 금리 상단 기준이 7%대를 육박하고 있다.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4.200~6.608%로 나타났다. 두 달 전(4.100~6.218%)과 비교해 상단이 0.390%p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는 0.580%포인트 인상됐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지표로 삼는다.

실제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중저가 단지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영끌족의 주택 매도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3월 13.31% 기록한 뒤 월 14.66%, 5월 14.19%, 6월 14.28%, 7월 16.04%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7월 30대 이하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비율은 35.28~38.26% 사이를 유지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30대 이하 집합건물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이 증가하면서 30%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 상승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2030 젊은 영끌족들의 매출 출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무리해서 집을 산 젊은층들 가운데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을 급매로 내놓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연 4%대 금리에 3억원 주담대를 받은 경우 월 이자는 100만원 정도였으나, 연 7%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175만원까지 치솟는다.

전문가들은 추가로 금리가 인상되면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올해 두 차례 남은 회의에서 추가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덩달아 한국은행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전체가 침체가 가능성이 크다"며 "변동금리를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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