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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국감 피했다…은행장만 증인으로

등록 2022.09.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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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 내달 IMF 연차총회 참석하는 일정 잡아

대규모 횡령·이상 해외송금 사태에…은행장들 국감 증인 채택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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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정필 이주혜 기자 =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과 이상 해외송금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피해가게 됐다. 대신 은행장 등 임원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27일 정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11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5대 시중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신문 요지와 신청 이유는 ▲횡령·유용·배임 등 은행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과 ▲내부통제 강화 등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여부가 핵심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과 이상 해외송금 사태가 불거지면서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직접 국감장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일정을 잡았다.

이번 연차총회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국감 회피용 해외출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각 금융지주 관계자들은 "그룹을 대표해 회장이 이번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며 "미리부터 잡혀있던 일정이라 국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횡령 사태와 10조원에 달하는 이상 해외송금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국회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다음 달 열리는 국감에서 이재근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부르는 데 합의했다. 다만 은행장을 증인으로 부르더라도 각사 일정과 사유에 따라 불참하거나 부행장 등 임원이 대신 출석한 전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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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15개 은행에서는 2017년 이후 98건, 총 911억7900만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1억7900만원(10건) ▲2018년 24억1700만원(20건) ▲2019년 67억4600만원(20건) ▲2020년 8억1600만원(19건) ▲2021년 67억5100만원(14건)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우리은행 700억원을 비롯해 722억6700만원(15건)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의 회수액은 6년간 77억9600만원에 그쳤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수상한 외환거래 규모는 현재까지 금융당국이 파악한 것만 1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이상 해외송금 의심거래 사실을 보고받고 즉시 현장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8월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이상 외환거래에 대한 자체점검을 실시토록 했다.

이에 우리·신한은행 검사에서 확인된 33억9000만 달러에 더해 은행 자체점검에서 나타난 31억5000만 달러까지 총 65억4000만 달러의 이상 외환거래를 확인했다. 지난달에는 국민·하나·농협 등 10개 은행에 대한 일제검사를 통해 추가로 6억8000만 달러를 포착했다.

이처럼 당국이 확인한 은행권의 수상한 해외송금 규모는 계속 불어나 현재 10조원을 넘어섰고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횡령과 이상 외환거래 사태는 다음달 6일 금융위원회와 11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월에 마침 IMF 총회가 열려 금융지주 회장들이 빠지고 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며 "횡령과 해외송금 규모가 큰 곳들은 임원급이 나오는 것보다는 은행장이 직접 나와서 입장을 해명해야 좀 더 진정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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