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더존, 4시간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유재석은 무한도전"

등록 2022.09.28 13:20: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조효진 PD

조효진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4시간 동안 쭉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하죠."

조효진 PD는 MC 유재석과 함께 K-예능물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SBS TV '런닝맨'(2010~)으로 아시아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즌1~3(2018~2021)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엔 디즈니플러스와 손 잡고 '더존: 버텨야 산다'를 내놨다.

더존은 유재석과 배우 이광수, 그룹 '소녀시대' 유리가 미래 재난 시뮬레이션 존 8개에서 펼치는 생존기다. 4시간 동안 극한의 재난 상황을 버티는 콘셉트다. 유재석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조 PD는 "유재석씨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관찰·연애 프로그램 말고 다른 걸 하길 원했다. 예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걸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그 동안 탈출하는 콘셉트 예능을 많이 했는데, '버티면 산다'로 '틀어서 해보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유재석씨는 누구보다 상황 집중력이 뛰어나다"며 "4시간 동안 쭉 버티고, 호흡을 조절해 고생과 웃음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유재석씨 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범인은 바로 너와 제작비는 얼추 비슷하다. 거의 똑같다고 얘기할 수 있다. 더존은 범인은 바로 너와 '신세계로부터'(2021) 보다 세트비가 조금 많이 들었다"며 "리얼하게 4시간을 찍는데, 출연자들도 시계를 보면서 확인한다. 촬영에 들어가면 시간이 훅 간다. 하지만 4시간을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한다.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 가는 시간 외에는 스트레이트로 녹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유재석과 이광수는 런닝맨부터 범인은 바로 너까지 함께 해 더할 나위없이 호흡이 좋았다. 유리는 두 사람을 이끌며 홍일점으로 활약했다. 조 PD는 "두 사람의 엉성한 케미를 끌고 당기는 조정자가 있어야 조화로울 것 같았다"며 "유재석씨가 유리씨와 한 프로그램을 함께 한 뒤 '정말 괜찮더라' '유리 예능 해야 돼'라고 했다. 사실 유재석씨가 누구를 추천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그렇게 얘기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유재석씨와 이광수씨 케미는 워낙 좋아서 의심하지 않고 캐스팅했다"며 "런닝맨 방송 초반 4년을 (연출)했는데, 그 때보다 훨씬 발전한 케미가 보여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더존, 4시간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유재석은 무한도전"


유재석 소속사 안테나 수장인 가수 유희열이 AI 목소리로 등장했다. 기존 예능물에서 제작진이 개입, 미션을 이끄는 점과 차별화했다. 유재석이 촬영 중 욕할 정도로 난이도 높은 미션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1회 아이존에서 출연진이 영하 10도에 물을 맞고 벌벌 떨어 가학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재난 시물레이션을 리얼하게 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따뜻한 물을 주면 거짓말이 되고 연기하는 상황이 되지 않느냐. 1회 녹화 후 유재석씨도 '이 정도는 해야 시뮬레이션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가학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재난 시물레이션을) 리얼하게 살리고 웃음으로 버텨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출연진이 한번도 '너무 힘들다'고 한 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 의미있게 버텨 나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고 싶었다."

더존은 국내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총 5개국에서 공개했다. 특히 국내와 홍콩에서 1위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시즌2 촬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PD 역시 "'잘 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동료 작가, PD 등에게 '신선하다'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어 더 기분이 좋다"고 짚었다. "유재석씨 뿐만 아니라 이광수씨는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고, 유리씨도 소녀시대로 활동해 아시아에서 탄탄한 팬층이 있다. 세 분 케미가 점점 보이면서 '반응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더 기쁘다"고 했다.

"앞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외에도 다양한 OTT와 작업할 예정"이라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시청자를 바라보고 기획한다. 글로벌 시청자도 같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더존이 사랑 받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재난 시물레이션을 하고 있고, 웃음으로 버티는 걸 잘 받아들여준 덕분"이라며 "여기에 팔각정 장치 등을 둬 세계 시청자들이 볼 때 우리나라의 문화와 향을 좀 더 느끼길 바랐다. 미주, 유럽을 타깃으로 만들기 보다, 점점 확대해 같이 느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효진(왼쪽), 김동진 PD

조효진(왼쪽), 김동진 PD


조 PD는 유재석과 인연이 깊다. SBS TV 'X맨 일요일이 좋다'(2006~2007)를 시작으로 '패밀리가 떴다' 시즌1(2008~2010), 런닝맨, 범인은 바로너, 더존까지 함께 했다. 유재석을 프로그램 메인 플레이어로 내세우며 좋은 성과를 내는 비결이 있지 않을까. 유재석의 공으로 돌리며 "나이가 들수록 진화하는 것 같다. 체력도 좋고, 통솔력과 카리스마는 범접할 수 없다"고 했다.

"유재석씨와 일 할 때 항상 긴장한다.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서 상황을 허술하게 짜면 눈치가 보여 더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방송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나'라고 얘기할 만큼 본인이 하는 일에 진심이다. 그 외 시간에도 모니터를 많이 하고, 얘기하면 모르는 방송이 없다. 'PD야?'라고 깜짝 놀랄 정도로 꿰뚫어 본다. PD 입장에서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해 우스갯소리로 좋은 의미로 '피곤해졌다'고 한다. 유재석씨는 계속 도전하지 않느냐. '무한도전'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