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통합 없댔는데…벌떼입찰 대책에 중흥·대우 난감
1사1필지 도입…푸르지오·S클래스 중 1개만
공공택지사업 위주 중흥, 경영 활동에 큰 제약
투트랙 전략 vs 이 참에 푸르지오…고민 수순
[서울=뉴시스] 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중흥그룹 제공)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부터 공공택지 추첨에 참여 가능한 모기업과 계열사의 개수를 1필지에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를 시행한다.
1개 필지에 1개 계열사만…중견업체 곡소리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페이퍼컴퍼니뿐 아니라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추첨에 참여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공정 경쟁을 기치로 내걸고 도입된 제도인 만큼 2008년 금융위기급의 경기침체가 아니고서야 규제가 완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수도권 재개발·재건축이나 대형 토목사업, 해외 플랜트 사업을 주로 하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견 건설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공공택지를 불하받아 주택을 건설하는 활동을 핵심 먹거리로 삼고 있다. 이에 택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여러 개의 계열사를 동원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여왔는데, 동탄이나 위례 등 2기 신도시 아파트의 상당수가 중견 건설사 브랜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LH가 분양한 공공택지 178개 중 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건설이 낙찰받은 필지는 전체의 37% 수준인 67개다.
체질개선 불가피…이 참에 '푸르지오'로?
[서울=뉴시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슷하게 택지사업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은 편이다. 주택건축분야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가 가장 중요하고, 토목과 플랜트 분야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중흥이다. 택지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장기적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 입장에서는 대우건설과의 화학적 결합이 더욱 절실해졌다.
당장 주택브랜드 통합의 장단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와 중흥의 '중흥S-클래스'는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며 "양사의 주택 브랜드가 가진 강점이 다른 만큼,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책이 큰 폭으로 변화하면서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으로는 회사를 경영하기 어려워 진 만큼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중흥이 체질개선에 나서는 김에 전국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푸르지오로 주택브랜드를 통합 운영하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개별 브랜드 운영 전략을 버리면 서울 재건축 수주활동에서 푸르지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수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완전히 바뀐 만큼 더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가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며 "통합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 간 퀄리티와 가격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중시되는 수도권에서는 푸르지오, 지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S-클래스에 대한 니즈가 큰 것"이라며 "지금처럼 당분간 분리해 가는 게 전략상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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