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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장 "소각장 소송 검토…황금송아지 줘도 안돼"(종합)

등록 2022.09.28 17:07:14수정 2022.09.28 17: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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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구청장 기자회견서 입지선정위 법령 위반 주장

"강동구 시의원이 위원된 후 강동구 최종 후보지 제외"

"주민대표에 마포구민 포함되지 않아…위법성 명백"

"오세훈과 같은 당이어도 주민 뜻 따라야해…전면 철회"

[서울=뉴시스]28일 오후 마포구청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면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마포구청) 2022.09.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8일 오후 마포구청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면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마포구청) 2022.09.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28일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 문제에 대해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 명백한 하자가 있다면서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마포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구 입지선정 과정에서의 불공정과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입지선정위원회의 불투명성과 법령 위반 ▲마포구로의 기피시설 집중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의 지역 분배 형평성 위배 등을 내세웠다.

박 구청장에 따르면 2018년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시절 최초 계획 수립 시에는 설치 대상지를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로 확정했음에도, 2022년 마포구로 최종 후보지를 뒤바뀌었다. 박 구청장은 입지선정위원회가 '위원 정원' 및 '공무원 위촉 인원수'를 위반한 점과 '주민대표에 마포구민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관련 법령에서 정한 위원회 구성방법을 따르지 않은 위법성을 지적했다.

박 구청장은 "입지선정위원회에서는 투명한 논의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공정하게 결정됐다고 주장하지만, 위원회 자체에 하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 위원 10명 중 7명이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추천한 구조로, 2018년부터 소각장 설치 대상지로 추진된 강동구의 시의원은 입지선정위원회 최종 위원으로 위촉됐다"며 "그 후 유력 입지 후보지였던 강동구는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서울시와 마포구에 따르면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은 총 10명이다. 서울시가 추천한 전문가 2명, 서울시 공무원 1명, 시의회가 선정한 시의원 2명, 주민대표 3명, 주민대표가 추천한 전문가 2명이다. 주민대표 역시 시의회가 선정한다는 점에서 위원회의 과반인 7명이 시의회와 관련된 위원들이라는 게 마포구의 주장이다.

개정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법(폐촉법) 시행령에는 입지선정위원회 정원이 11명 이상 21명 이내여야 하고, 위원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 소속 공무원 또는 임직원 2∼4명을 포함하게 돼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대표가 3명 이상 6명 이내로 포함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박 구청장은 "위원회가 2020년 12월15일 첫 회의를 열고, 개정 시행령이 이보다 앞선 12월10일부터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의회는 소각장 관련 예산을 삭감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의회는 이제라도 절차에 합당한 모든 권한을 행사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서울시 예산 심사와 의결권을 가진 만큼, 입지 선정 철회를 이끌어 내기 위해 소각장 관련 예산을 삭감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구민이 겪지 않는 고통을 되풀이 시키는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내세워 희생을 강요하는 협박에 다름없다"며 "소각장 추가 설치 반대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기피시설 설치의 대원칙인 지역 분배 형평성과 주민 건강 및 안전에 대한 응당한 주장이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폭발 위험이 우려되는 수소스테이션을 포함해 기피시설 6개소 밀집 ▲서울 대기오염물질의 43%가 마포구에서 발생 ▲25개 구 중 15곳에 폐기물처리시설 없음을 밝히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형평성을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마포구는 행정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금 자문위원, 법률고문 등을 통해서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서울시 지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있으며 소송도 가능하면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백한 절차적 하자뿐 아니라, 불공정·불공평·부당성으로 점철된 마포구 입지 선정은 전면 백지화 외에는 어떠한 답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마포구민이 바라는 것은 지역 랜드마크도, 대규모 편익시설도, 지원 기금도 아닌 가족, 이웃과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리는 것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오세훈 시장과 같은 당이라고 해도 저는 마포구청장이기 때문에 마포구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면서 "오 시장이 꼭 철회해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재차 요청했다.

이어 "어떠한 보상을 준다고해도 전혀 의미가 없다. 황금송아지를 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권, 안전권이다. 현재 뭘 준다는 것은 사탕발림뿐이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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