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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콘, 사우디 입성…K팝 중동 진출 다시 가속화

등록 2022.09.29 11: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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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투자부·문화부, SM·CJ ENM과 각각 업무협약

사우디 포함 중동권 'K팝 대부' 이수만에게 잇딴 러브콜블

블랙핑크 월드투어로 내년 1월 사우디·UAE서 공연

[서울=뉴시스] 2016년 UAE 아부다비에서 열렸던 케이콘. 2022.09.29. (사진= CJ ENM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16년 UAE 아부다비에서 열렸던 케이콘. 2022.09.29. (사진=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중동에서 K팝의 인기가 다시 점화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열기가 대단했으나,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뜨겁다. 오는 30일~10월1일 현지 수도에 위치한 최대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블러바드 리야드 시티(Boulevard Riyadh City)에서 케이컬처 페스티벌(K-Culture Festival)'인 케이콘(KCON)이 처음 열린다.

원조 월드스타인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를 비롯 에이티즈, 선미, 효린, 뉴진스, 더보이즈, 피원하모니, 펜타곤, 원어스, 스테이씨, 티오원, 시크릿넘버 등이 출연한다.

콘텐츠 기업 CJ ENM이 주최하는 케이콘은 지난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에서 첫 행사를 연 뒤 북미와 아시아 등지에서 K팝을 중심으로 한류 문화를 소개해왔다.

중동 지역은 2016년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렸다.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태연, 슈퍼주니어의 규현 등이 출연해 약 8000명이 몰렸다. 이번엔 몇 배 더 커진 규모를 자랑한다. CJ ENM은 앞서 6월 사우디 문화부와 문화 교류 증진에 합의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30일부터 7월2일까지 사우비 제다 슈퍼돔에선 '사랑해 KSA 제다 K팝 페스티벌 2022'이 열렸다. 사우디 정부의 초청으로 몬스타엑스, 에이티즈, 씨아이엑스(CIX), 빅톤, 에버글로우, 베리베리 등이 공연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은 K팝의 차세대 개척지로 통한다. KF(Korea Foundation·한국국제교류재단)가 152개 재외공관과 협력해 발간한 '2021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1억5660만 명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최근 10년 새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130배 증가했다.

특히 아프리카·중동 중에서도 메나(MENA)이 지역 가장 급변하고 있고 사우디가 중심이다. 메나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이 속해 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우디아라비아 콘서트. 2019.10.12. (사진= 빅히트 제공)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우디아라비아 콘서트. 2019.10.12. (사진= 빅히트 제공) [email protected]

사우디는 원유에 집중된 경제·사회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그 중 '비전 2030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이다. 이 일환으로 2017년 미국 컨트리 가수 토비 키스 콘서트 등 7년 만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렸다. 리야드·제다·알울라 등 각 도시에서 콘서트와 국제적 수준의 축제를 열며 문화를 앞세워 개방 사회로 분위기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사우디가 한류를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배우 이영애 주연 드라마 '대장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우디에서도 '대장금'을 봤다. 이후 TV 콘텐츠는 더빙 위주로 현지에 소개됐다.

최근엔 음악 산업에 대변혁이 일고 있다. 2019년 7월 SM의 장수 한류 그룹 '슈퍼주니어'가 사우디 제2의 도시인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펼쳤다. 같은 10월 '방탄소년단'(BTS)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의 하나로 공연했다.

최근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포럼에서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 아라비아 공주 겸 사우디 관광부 차관과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형 소속사에 속한 팀은 아니지만 그룹 '비아이지'(B.I.G)는 더 파이브(The 5)의 '라 비자프(La Bezzaf)' 등 아랍 대중음악계 유명곡 커버 영상으로 현지에서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왔다.

이와 별개로 작년 말에 열린 'MDL비스트 사운드스톰 페스티벌'엔 테크노의 개척자 제프 밀스, 인기 DJ 데이비드 게타 같은 뮤지션들이 출연한 'MDL비스트 사운드스톰 페스티벌'이 열려 수십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우디를 비롯 여러 중동 국가들이 'K팝 대부'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에게 적극 구애 요청을 하고 있다. S(사우디아라비아)-팝을 SM을 시작으로 세계를 휩쓴 K팝처럼 부흥시키겠다며 이 프로듀서를 멘토 삼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이 프로듀서와 SM이 사우디 투자부(Ministry of Investment Saudi Arabia, MISA)와 현지 시장 진출 및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엔 중동 대표 뉴스 전문 채널 알 아라비아 방송의 모닝쇼 '사바 알아라비아(Sabah AlArabiya)'가 이 프로듀서와 특별 인터뷰를 방송했다. 또 지난 3월 이 프로듀서는 UAE에서 문화청소년부 장관을 만나 환담했는데, 현지에서 SM의 비전과 K팝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SM과 중동이 다양한 협업을 하는 만큼 점차 사업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이야기 나누는 바데르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장관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2022.06.1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야기 나누는 바데르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장관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2022.06.1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오는 11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중동 지역에 다양한 행사들이 예정돼 있는데 K팝 공연도 대거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명실상부 K팝 간판이 된 '블랙핑크'가 월드투어의 하나로 내년 1월 사우디 리야드와 UAE 아부다비에서 공연한다.

사우디를 비롯한 K팝의 중동권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 '바로 알아가기'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그룹 'B1A4' 멤버들이 동남아시아인 말레이시아 팬 미팅에서 껴안은 무슬림 소녀들은 현지에서 체포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쓴 여성이 낯선 남자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이슬람 전통'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슬람권 가수들은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편견 지우기에 나서는 흐름도 있다.

'히잡스터'로 통하는 말레이시아 싱어송라이터 유나가 대표적이다. 히잡스터는 히잡과 힙스터의 합성어다. 히잡을 자기표현 수단의 하나로 삼는 그녀는 무슬림 전통적인 여성상을 벗어나, 현대적인 여성상을 적극 표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히잡 자체가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인데, 히잡의 색깔을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3, 4년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그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약 중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동에서 정치·사회적인 부정적 이슈를 K팝 등의 문화 콘텐츠로 이용해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한국과 K팝을 비롯 한류 콘텐츠의 힘이 세진 만큼, 마냥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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