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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대 맛본 양현준 "축구 더 잘하고 싶어졌어요"

등록 2022.10.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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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생으로 올 시즌 K리그1 8골 4도움

지난달엔 생애 첫 태극마크…"월드컵 꿈 포기하지 않았어요"

[서울=뉴시스]강원FC 신성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강원FC 신성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시스는 창사 21주년을 기념해 스포츠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집 인터뷰를 잇달아 소개한다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신성' 2002년생 양현준에게 2022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부리그에서 뛰던 어린 선수가 1부리그에서 주목받는 공격수로 성장했고, 지난달에는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발을 맞췄다.

비록 경기엔 뛰지 못했지만, 국가대표의 맛을 본 양현준은 "축구를 더 잘하고 싶어졌다"며 웃었다.

양현준은 올해 K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이제 20세가 된 양현준은 강원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7월 내한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의 친선경기에서 깜짝 활약해 화제가 됐다.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최초로 4회나 수상했고, 8골 4도움으로 목표였던 10개의 공격포인트도 일찌감치 넘었다.

[서울=뉴시스]토트넘 상대하는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토트넘 상대하는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변이 없는 2022년 영플레이어상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양현준은 소속팀 강원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 마지막 질주를 하고 있다.

양현준은 "대표팀에 뽑혀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갔을 때 정말 떨렸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인터뷰를 할 때 포커페이스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벤투호 막내로 합류한 양현준은 처음 간 대표팀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윤종규(서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형들과 친해졌다. 특히 강인이형은 괴롭힐 사람이 생겼다며 저를 반기더라"며 "손흥민 형은 워낙 큰 선수라서 거리감이 느껴졌다. 훈련이 끝나고 파이팅을 외치라고 지명해주셨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강원에서 승승장구하며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지만, 기대했던 데뷔전은 불발됐다.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현준은 "워낙 쟁쟁한 형들이 많아서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 또 스스로 동기부여가 크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양현준이 대표팀에 뽑히자 "계를 탔다"며 기뻐했던 최용수 강원 감독은 아끼는 제자의 A매치 데뷔가 무산되자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현준은 "최 감독이 장난식으로 제가 TV에 나오려면 벤투 감독이나 강인이형 옆에 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 아쉽다고 하시더라"며 "소속팀 형들도 대표팀에 간줄 몰랐다고 놀렸다"고 했다.

코스타리카(2-2 무), 카메룬(1-0 승)과의 9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벤치에서 지켜봤지만, 남은 시즌 강원에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 깜짝 발탁도 결코 꿈은 아니다. 기존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엔트리 숫자도 희망을 준다.

양현준은 "월드컵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부산정보고를 졸업하고 강원FC에 입단한 양현준은 B팀에서 4부리그를 뛰며 프로 무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과 최용수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과 최용수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일찍 프로를 시작했는데, 형들과 뛰면서 프로 경기의 템포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차이가 나는 만큼, 대학과 프로의 차이도 큰데, 그 차이를 빠르게 좁힐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시즌 말미에 강원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의 존재도 양현준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줬다.

양현준은 "첫 번째 시즌은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님이 자신감을 주셨고, 편하게 해서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선 항상 저에게 한참 멀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더 발전하려고 노력한다"며 "감독님과 잘 맞는 것 같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좋아하시는 게 그게 나랑 맞는다"고 했다.

올해 4월10일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린 양현준은 "솔직히 제가 골을 넣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나도 골을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강원FC 양현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데뷔 첫해엔 리그에선 슈팅을 단 1개밖에 시도하지 못했는데, 골까지 넣으니까 자신감이 크게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세계적인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다빈손 산체스를 상대로 화려한 개인 기술을 선보였던 양현준은 자신의 장점으로 망설임 없이 '드리블'을 꼽는다.

그는 "드리블을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플레이다"며 "어릴 때 풋살을 했었는데, 그때 좁은 공간에서 축구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현준은 강원이 시즌 막판 극적으로 파이널A(1~6위)에 오르는 데도 큰 힘이 됐다.

그는 "파이널A 목표는 달성했지만, 남은 시즌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주는 게 목표다. 또 개인적으로는 영플레이어상을 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양현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축구대표팀 양현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올 시즌 프로 데뷔골이 목표였던 양현준은 포항전에서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한 뒤 목표를 공격포인트 10개로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10개마저 돌파한 양현준은 3개를 더해 15개를 채우는 게 최종 목표다.

그는 "포항을 상대로 데뷔골을 넣은 뒤 더 할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15개로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현준은 장기적으로는 롤 모델인 대표팀 선배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처럼 해외 무대에서 뛰는 게 꿈이다.

그는 "박지성 선배님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성 팬"이라며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해외에서 뛰는 걸 꿈꾼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더 성장해야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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