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란 최고지도자 "히잡 시위, 미국이 계획한 음모"

등록 2022.10.04 17:47:37수정 2022.10.04 18:19: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이란 불안정하게 하려는 계획"

시위대엔 "폭동…처벌 받아야"

[테헤란=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 '아르바인'에 참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3)가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이란 최고지도자실이 제공했다. 2022.09.17

[테헤란=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 '아르바인'에 참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3)가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이란 최고지도자실이 제공했다. 2022.09.17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최근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히잡 시위'를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획한 음모"라고 비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군 행사 연설에서 히잡 시위와 관련해 몇 주간의 침묵을 깨고 "이번 폭동은 계획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계획했다. 이번 시위가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드려는 외국의 음모"라고 발언했다고 3일(현지시간)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단속 노력에도 '히잡 시위'가 3주째 이란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 앞서 22세 마흐사 아미니가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지만 이는 국경까지 넘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019년 발생한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그동안 하미네이는 이번 시위에 대체로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대응하며 미국의 탓으로 돌린 셈이다.

[테헤란=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복장 규정 위반으로 구금됐던 여성이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 오토바이를 불에 태우고 있다.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20대 여성이 16일 경찰 조사 중 숨지자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 경찰은 해당 여성이 심장마비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으나 유족은 고인이 심장 관련 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022.09.20.

[테헤란=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복장 규정 위반으로 구금됐던 여성이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 오토바이를 불에 태우고 있다.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20대 여성이 16일 경찰 조사 중 숨지자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 경찰은 해당 여성이 심장마비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으나 유족은 고인이 심장 관련 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022.09.20.



또한 하메네이는 "마흐사의 사망에 가슴이 매우 아프다. 비극적인 사건"이라고도 했다. 시위대가 히잡을 뜯고 은행과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장면 등을 "정상적이지 않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슬람 공화국을 파괴하려는 사람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학생과 여성 등 이란에서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바이든은 성명에서 "미국은 이란 여성과 그들의 용기로 세계를 고무시키고 있는 모든 이란 시민들과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