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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도와야해" 허리케인 생방 중 물에 뛰어든 카메라맨(영상)

등록 2022.10.04 17:38:02수정 2022.10.04 17: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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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방송사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

생중계 카메라 내려놓고 이재민들 도와

기자가 카메라 들고 생중계 이어나가

지난 9월2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허리케인 침수현장을 중계하던 방송사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가 이재민을 돕기위해 카메라를 내려놓고 뛰어가는 모습. 출처: 호주 7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9월2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허리케인 침수현장을 중계하던 방송사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가 이재민을 돕기위해 카메라를 내려놓고 뛰어가는 모습.

출처: 호주 7News *재판매 및 DB 금지

김광원 기자 = 초강력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휩쓸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침수피해 현장을 생중계하던 카메라맨이 이재민을 돕기 위해 카메라를 내려놓고 달려가는 장면이 방송사 화면에 송출됐다.

지난 9월 28일(현지시각)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에 상륙해 해안도시 네이플스 곳곳이 침수되자, 호주 방송사 7News 취재팀은 아직 침수되지 않은 비교적 고지대에 자리를 잡고 침수 현장을 배경으로 생방송을 시작했다.

그런데 호주 현지 앵커와 화상연결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카메라 앵글이 바닥을 향했다.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가 생방송 중인 카메라를 내려놓고 침수된 도로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이재민들을 향해 달려간 것.

앨리스가 마지막으로 클로즈업한 장면은 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무릎까지 찬 빗물을 헤치며 걷는 모습이었다.


곧장 침수된 도로로 뛰어간 앨리스는  한 이재민 가족에게 다가간 뒤 짐을 나눠 들고 이들이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특파원 팀 레스터가 바닥에 놓인 카메라를 집어 들고 이 광경을 촬영하며 호주 현지와 생중계를 이어 나갔다. 레스터는 이재민을 향해 달려가는 앨리스에게 "계속 가, 계속(Keep going, Keep going)"이라며 독려해주기도 했다.

레스터는 호주 현지 앵커에게 "우리는 여기서 물을 건너는 사람들을 돕고 있으며 우리 카메라맨이 대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스터가 인터뷰 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집이 허리케인으로 침수되어 집을 버리고 짐만 챙겨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호주 방송사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가 침수된 도로에서 이재민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모습. 출처: 호주 7News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 방송사 카메라맨 글랜 앨리스가 침수된 도로에서 이재민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모습.

출처: 호주 7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잠시 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운 앨리스가 헐레벌떡 뛰어 자리로 돌아왔다.

레스터에게 카메라를 받아든 앨리스는 다시 촬영에 임했으며, 레스터도 돌아온 앨리스를 향해 "굿 잡"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방송을 통해 송출되며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주미 호주대사관은 앨리스를 향해 "대단한 사람"이라며 찬사를 보냈으며 레스터 역시 트위터에 "지난 40년간 생방송 중 자리를 뜬 카메라맨은 없었다. 그랜이 바로 그 일을 했다, 좋은 결정이었어 그랜"이라고 썼다.

한편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인 '이언'은, 플로리다 해안 도시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북상하며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등 다른 지역에도 피해를 입혀 4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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