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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나보다 친노동 있나"…민주노총 "제 발 저린 격"(종합2보)

등록 2022.10.04 20:09:25수정 2022.10.04 20: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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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경사노위 위원장 취임식

노동계 반발에 "저에 대한 불신 돌아볼것"

노란봉투법·중대재해법에는 부정적 인식

박진 해임 건의안 비판도…"국가적 망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는 "잘못돼" 주장

민주노총 "발언 가관…반노동 인사 확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10.0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은 4일 자신의 임명에 대한 노동계 우려에 대해 "저보다 친(親) 노동인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사노위 수장으로 임명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저보고 반(反) 노동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누군지 (모르겠다) 토론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노동계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등 노동계에 대한 적대적 발언에 대해 "그 말을 거두절미하면 그렇게 되는데 취지를 봐야 한다"며 "제 말이 반노동 아니냐 하는 오해가 있는데 제가 노조위원장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을 오래 한 유명한 사람이다. 6년 이상 한 사람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외에는 없다"며 "경기지사 시절에는 도립병원 6개를 다 다니며 노사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일부 발언에 따른 오해로 노동운동가 출신인 자신이 반노동 인사로 확대 해석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경사노위 주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와 저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말씀, 잘 듣고 있다"며 "특히 저 개인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는 저 자신이 더욱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했다.

경사노위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으로 불참하면서 현재 한국노총만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현재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많이 있는데, 절망하거나 단념하지 않고 계속 찾아가 말씀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위원장 자리에서 민주노총을 '강성노조'라고 자주 표현하는 데 대해서는 "강성노조라는 말은 언론에서 만든 말 같다. 그런 말 때문에 (민주노총이) 반발하는 건 아니지 않겠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0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을 계기로 입법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노란봉투법은 파업에 나선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을 일컫는다.

김 위원장은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만 해당하는 게 아니고 민주노총 연봉 많은 사람도 다 해당한다"고 했다.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는 "법이 과도하기 때문에 기업이 해외로 다 도망가버린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중대재해법을 언급하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박 장관은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람이고, 외교적 생각도 비슷하다. 그런 사람을 해임하는 것은 굉장히 국가적 망신"이라며 "그래서 다수결이라고 해서 그러면 안 되고, 중대재해법도 독소조항은 신중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탄핵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은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문제가 많다. 그걸 바로 잡지 않고 너무 극단적으로 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사회적 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천명한 노동개혁 추진의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앞에는 어려운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노사 현장에서는 이미 숱한 갈등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며 "노동시장 양극화와 새로운 노동 형태에 대한 노동권 보호도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사노위는 고용 형태 다양화에 따른 노동권 사각지대 개선과 원·하청 상생 방안 논의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역별 업종별 사회적 대화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사회적 대화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의제에 따라 참여 주체도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0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특히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 추진에 경사노위가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개혁 목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노동개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노사 간 대화와 타협을 중심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및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은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정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경사노위가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저 역시 공정한 자세로 경사노위가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경제·사회·노동 정책을 협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 발언에 "가관"이라며 "누가 나를 반노동 인사라 이야기 하느냐? 민주노총이 김문수 씨를 반노동 인사라 이야기한다"고 직격했다.

민주노총은 "김문수 씨가 과거에 무슨 행적을 걸었든 현재 본인의 모습을 돌아보라. 오죽하면 노조, 특히 민주노총에 대한 혐오 발언이 가득한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폐쇄했겠느냐"며 "마치 도둑이 자기 발 저린 격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또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기본권을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과 죽거나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자는 중대재해법이 마치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취임식 일성으로 내뱉은 인사가 친노동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간단하고 명료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한 김문수 씨는 반노동 인사임이 확실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악의 첨병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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