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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OPEC+ 감산 "완전한 재앙"…물밑서 만류 안간힘

등록 2022.10.05 10: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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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5일 오스트리아 빈 회의 개최

美 산유량 감산 반대 투표 요청·로비 등

백악관 "완전한 재앙", "적대행위" 경고

전쟁 후 유가상승 진정·중간선거 앞뒀는데

[칸스 시티(미 텍사스주)=AP/뉴시스]지난 2020년 4월8일 미 텍사스주 칸스 시티 인근의 석유 시추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가 5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원유 공급을 하루 10만 배럴씩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2022.9.5

[칸스 시티(미 텍사스주)=AP/뉴시스]지난 2020년 4월8일 미 텍사스주 칸스 시티 인근의 석유 시추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가 5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원유 공급을 하루 10만 배럴씩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2022.9.5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오펙플러스(OPEC+)가 5일(현지시간) 석유 생산량을 감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가 상승을 우려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만류하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4일 CNN은 이 문제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동 동맹국들이 산유량을 감축해 기름값을 인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전면적인 압박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OPEC+는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석유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일환으로 석유 생산량을 대폭 감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로 인한 미 휘발유 가격 상승은 중간선거를 약 한 달 앞둔 바이든 행정부에게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막기 위해 백악관의 경제, 외교, 국책 분야 고위 관리들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동맹국 관리들을 만나 산유량 감산에 반대하는 투표를 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행정부가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게 산유량을 줄이지 말라고 설득하기 위해 몇 주 간 로비를 해왔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는 러시아를 포함 석유 산유국 모임으로, 이번에 하루 최소 100만에서 최대 200만 배럴 이상을 감산하는 안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유가가 가장 극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이 3일 재무부에 배포한 초안 중 CNN이 입수한 내용 일부에는 이번 감산 전망을 "완전한 재앙"으로 규정하고 "적대적인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의 광범위한 노력은 5일 OPEC+회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미 관리는 "백악관이 경련과 패닉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리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에너지 공급이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소비자를 위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며 "이를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석유 생산량을 삭감하는 시기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에너지가격이 계속 치솟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몇 달 동안 국내외에 강도 높은 정책을 기울여왔다. 이에 미국 휘발유 가격이 약 100일 연속 하락하면서 그 작업은 성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미 중간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미 휘발유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 관리들은 이런 점진적 상승세를 막기 위해 잠재적 국내 변수를 막기 위해 움직였는데, 이런 상황에 OPEC+의 조치는 심각한 과제를 제시한다.

왓슨 NSC 대변인은 중간선거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대통령의 노력 덕분에 에너지 가격이 고점에서 급격히 하락했고 미국 소비자들은 펌프에서 훨씬 더 적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약 3개월 전 사우디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적 있다. 당시 방문은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가 치솟는 가스 가격을 내려주도록 설득하려는 취지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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